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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의 유럽축구 엿보기] <14>레알 마드리드의 다이아몬드 아센시오

바르샤 울린 슈퍼키드…마마, 천국에서 보셨죠

15세 때 암으로 떠난 어머니

아들의 레알 입단 소원 성취

득점 땐 어머니 위해 세리머니

팀복귀후 대회 데뷔전마다 골

슈퍼컵서도 2골 특급 활약

페레스 회장 "MVP 탈 재목"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코 아센시오가 17일 스페인 슈퍼컵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EPA연합뉴스




스페인 슈퍼컵 우승 뒤 드레싱룸에서 포즈를 취한 아센시오. /아센시오 인스타그램


아직 스페인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새 시즌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앳돼 보이는 이 선수의 이름만은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고 들린다.

마르코 아센시오(21·스페인).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 데뷔전을 치른 이 ‘따끈따끈한’ 선수는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레알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특급 기대주다. 지난 6월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4대1 레알 승)에서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려 2016-2017시즌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그는 이번에는 엘클라시코(바르셀로나와의 라이벌전)에서 만개한 기량을 뽐내며 새 시즌 강력한 주연 후보로 떠올랐다.

스페인 2부리그 레알 마요르카에서 뛰던 아센시오는 2014년 말 레알의 부름을 받은 뒤 경험을 쌓기 위해 에스파뇰로 임대된다. 거기서 처음 프리메라리가(2015-2016시즌)를 겪으며 34경기 4골 10도움을 올렸다. 당시 활약으로 스페인 대표팀 데뷔전까지 치른 아센시오에게 각국 빅리그에서 러브콜이 쇄도했다. 그러나 아센시오는 레알 소속이라는 자부심을 버릴 수 없었다. 험난한 주전 경쟁을 택했다.

2016-2017시즌 레알로 돌아간 아센시오는 주로 벤치를 달궜지만 교체 투입될 때마다 반짝반짝 빛났다. 정규리그 3골, 스페인 국왕컵 3골, 챔스 3골. 유럽 슈퍼컵 1골. 각 대회 데뷔전마다 골을 넣어 ‘데뷔전의 사나이’로 불린 그는 올 시즌 바르셀로나와의 스페인 슈퍼컵(정규리그 우승팀과 국왕컵 우승팀 간 대결) 데뷔전에서도 어김없이 골망을 출렁였다. 14일 원정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3대1을 만드는 쐐기골을 넣더니 17일 홈 2차전에서는 선발로 발탁돼 선제골을 터뜨렸다. 왼발에 제대로 걸린 중거리 슈팅은 저회전으로 높이 날아가 상대 골키퍼 앞에서 뚝 떨어졌다. 어린 시절 아센시오의 우상이던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양팔을 벌린 뒤 흐뭇한 표정을 감추기 위해 애써 고개를 돌렸다. 공격 삼각편대 중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를 잃은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 투톱으로 역전을 노렸으나 오히려 0대2로 져 합계 1대5 완패의 망신을 당했다. 지난 경기에서 퇴장당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나오지 못했지만 레알에는 아센시오가 있었다.



아센시오는 이날도 골을 넣은 뒤 양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잊지 않았다. 그는 득점 때마다 2011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인사를 나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가 그렇겠지만 아센시오에게는 더 특별한 어머니였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못 말리는 축구광이던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도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 마르코 판바스턴에서 따왔다.

아센시오는 8살 때의 가족여행을 잊지 못한다. 당시 아들과 항구를 산책하던 어머니는 어떻게 알았는지 레알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스의 개인 보트를 발견했다. 아들과의 기념촬영을 요청하면서는 한마디를 남겼다고 한다. “훗날 제 아들은 당신 팀에서 뛰게 될 것입니다.”

생전에 아들이 레알 유니폼을 입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어머니의 소원은 결국 이뤄졌다. 어머니 생각에 그라운드에서 1분도 허투루 쓸 수 없었던 아센시오는 올 시즌 주전 기회까지 잡았다. 레알이 알바로 모라타(첼시)와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떠나보낸 것도 플레이메이커와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아센시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센시오가 마요르카에서 레알로 옮길 때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재미있는 일화다. 마요르카 출신이지만 레알의 열렬한 팬인 나달은 “유소년 시절부터 지켜봤는데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선수”라며 페레스 회장에게 전화로 아센시오의 영입을 적극 추천했고 페레스 회장은 의심 없이 아센시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센시오는 “페레스 회장의 전화를 받자마자 마드리드로 떠나 속전속결로 계약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당시 이적료는 400만~450만유로(약 53억~60억원)로 알려졌다.

레알의 전설 라울 곤살레스는 “아센시오의 발 앞에는 찬란한 미래가 펼쳐져 있다”고 전망했다. 페레스 회장은 “머잖아 MVP를 탈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아센시오는 그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여전히 차분했다. “오늘처럼 선발로 뛰면 물론 좋겠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저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행복합니다.”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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