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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조선자본주의공화국] 자본주의가 조금씩 스며드는 北

■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지음, 비아북 펴냄





스키니 진을 입고, 커피숍에 앉아 태블릿PC를 들여다보는 모습. 우리 일상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들이지만, 시선을 조금 위쪽으로 돌리면 낯선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지근거리에 있는 북한과 우리의 일상은 너무도 다를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고, 실제 상황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폐쇄된 국가인 북한에서도 조금씩 자본주의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은 우리가 그간 놓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전달해 준다.

왜 우리는 이 같은 북한의 사적 현실에 무관심할까. 저자는 이런 질문은 던지고는, 여전히 우리가 북한을 위협의 대상일 뿐 국가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종북 프레임’에 갇혀 여전히 사상적 논쟁을 반복하고 있고,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북한의 실생활을 알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언론을 통해 보여지는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만이 북한의 모습이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쉴 새 없이 요동치는 동북아 국제 정세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북한 사회의 실상과 변화의 단면을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돋보기를 통해 들여다본 북한의 모습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도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사적 거래가 허용되는 회색시장이 존재하며, 중국을 통해 수입된 DVD나 USB 메모리 스틱을 통해 영화 등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저자들은 북한의 일상생활 뿐 아니라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답을 건넨다. 우선 북한이 미국 혹은 한반도에 핵 공격을 감행할지에 대해서는 북한 지도부에게는 그런 자살 공격을 할 아무런 동기가 없다고 예상한다.

북한 주민의 일상이 겪는 자본주의적 전환, 여전히 모순적인 체제와 잔혹한 정치적 형벌, 그리고 분화되는 사회 계층은 결국 북한의 붕괴를 초래할까. 여기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대기근 이후 북한 정부의 재정적 파산 상태와 표면적인 체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고 말하며 북한 정권이 점진적으로 개방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1만7,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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