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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①] 잘 만들어진 ‘구해줘’…이제는 사이다가 필요해

구선원이라는 ‘미친 사회’에 갇힌 서예지가 드디어 옥택연을 향해 ‘구해줘’라는 신호를 보냈다. 과연 옥택연과 그의 친구들은 ‘구해줘’에 사이다를 전해줄 수 있을까.

지난 19일 방송된 OCN 주말드라마 ‘구해줘’에서는 구선원으로부터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는 임상미(서예지 분)가 마지막 순간 우연히 마주친 한상환(옥택연 분)에게 나지막하게 “구해줘”라고 외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구해줘’ 캡처




앞서 아끼는 동생 정구(정준원 분)과 함께 조완태(조재윤 분)이 이끄는 차를 타고 이동하던 상미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기류를 느꼈고, 납치하려는 기미가 보이자 운전자를 공격하며 필사의 탈출을 시도했다. 상미의 공격으로 차량은 전복됐고,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상미는 정구를 데리고 도망쳤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린 조완태와 운전자는 이들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체력이 좋은 이들은 여자와 아이에 불과한 상미와 정구를 바로 붙잡았다. 심지어 잔인한 성격의 조완태는 지능이 다소 떨어지는 정구를 기차가 오는 기찻길에 걷도록 했고, 결국 상미는 정구가 죽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다.

구선원에 다시 끌려온 상미는 그곳에서 오히려 자신을 꾸짖는 아버지 임주호(정해균 분)와 마주해야 했다. 심지어 쌍둥이 오빠 상진(장유상 분)이 자살한 뒤 정신을 놓은 어머니 김보은(윤유선 분)마저 함께 도망치자는 상미를 뿌리친 뒤 구선원의 노래를 부르며 새하늘님을 외쳐 충격에 빠뜨리게 했다.

구선원은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어머니와 광신도가 된 아버지를 빌미로 상미를 압박해 나갔다. 구선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상미는 잠시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탈출을 시도, 가까스로 파출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곳도 이미 구선원의 손아귀였다. 상미는 다시 구선원으로 끌려가게 됐다.

그러던 도중 석동철(우도환 분)의 출소 날 심란한 마음으로 술을 마시다 오토바이 운전을 하던 상환 일행과 상미를태운 구선원의 차가 접촉사고를 일으킨다. 실랑이 끝에 정리를 하고 돌아서려던 상환은 창 넘어로 “도와줘”라고 말을 하는 상미를 보게 되면서, 향후 그가 상미를 구하기 위해 나서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서 첫사랑을 구하기 위한 뜨거운 촌놈들의 ‘좌충우돌 고군분투’를 담아내는 스릴러 드라마이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걸맞게 ‘구해줘’는 연신 어둡고 무겁고 음침하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1회에서는 그나마 교복을 입은 무지군 4인방 상환, 동철, 정훈(이다윗 분), 만희(하회정 붕)의 천방지축 활약 덕분에 그나마 활기를 띤 ‘구해줘’였지만, 동철이 빽이 없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되면서 이마저도 사라졌다.



이후 ‘구해줘’는 숨 막히게 소름끼치는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사이비 종교집단에 ‘미친’ 사람들의 광기와 이 광기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사이비 세력의 악랄함을 그릴 뿐 아니라, 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사회의 비정함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안방극장을 섬뜩하게 만든 것이다.

심지어 이 같은 ‘구해줘’의 섬뜩함은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까지 선사했다. 거듭된 불행으로 미쳐버린 어머니와, ‘구선원’이라는 잘못된 도피책을 선택한 아버지로 인해 영부 백정기(조성하 분)의 영모로 들어가게 되는 22살의 상미를 그려냄으로서 그녀가 왜 구선원에서 그렇게 탈출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그려냈지만, 이를 지켜만 봐야하는 안방극장으로서는 고역과도 같았던 것이다. 계속되는 상미의 불행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구해줘’를 더욱 무겁게 가라앉도록 만들었다.

그랬던 가운데 드디어 상환이라는 한줄기 빛을 만났다. 상환은 과거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오빠를 도와달라는 상미의 도움을 애써 모른 척 했다가, 이후 죄책감에 시달렸던 인물. 심지어 상미를 도와주려다가 일이 꼬이면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동철마저 출소했다. 현재는 서로에 대한 미안함과 상처로 하나로 몽치지 못한 무지 4인방이지만, 상미를 통해 다시 하나가 되면서 구선원이라는 ‘악’과 싸워나갈 예정이다.

주인공이 현재 하염없이 당해서 답답할 뿐이지 ‘구해줘’는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드라마임에는 틀림이 없다. 흠잡을 곳 없는 탄탄한 극본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영상미, 그리고 극의 긴장을 배가시키는 연출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더해준다. 여기에 적재적소에 울려 퍼지는 오디오사운드까지 더해지면서 ‘구해줘’는 더욱 보고 듣는 맛을 살려냈다.

전반적으로 잘 다듬어진 ‘구해줘’에 필요한 한 가지는 ‘사이다 반격’ 뿐이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과연 촌놈들의 고군분투는 어떻게 펼쳐질까. 과연 ‘쥐구멍’과 같은 상미의 인생에도 볕이 들 수 있을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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