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외신과의 첫 인터뷰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특정 기업을 지목해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으로 현대차에 조속히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을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문제를 풀기 위해 시간을 더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면서 “현대차그룹의 거미줄 같은 순환 지분은 큰 지배구조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영원히 순환적 주주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없음을 현대차도 알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 개선안을 찾고 있다”면서 “시장과 정부의 기대를 모를 만큼 현대가 어리석지는(stupid)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대글로비스를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 부당 내부거래의 대표 사례로 적시하면서 공정위가 다른 몇몇 기업들도 내부거래 조사 대상으로 지목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소수지분으로 그룹을 장악하는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삼성그룹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 결과는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 과정을 마비시킬 수 있고 삼성전자를 넘어 삼성중공업 등 삼성그룹 전체의 미래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 주가는 지배구조개선 소식이 전해지자 장 초반 하락세에서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해 2.42% 오른 14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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