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핵심인사 3명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도 드문 일이지만 기자회견에서 공동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더욱 이례적이다. 그만큼 미국이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 도발과 ‘괌 포위사격’ 등 고강도 위협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이튼 사령관은 특히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포함한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를 담당하고 있어 이 같은 언급은 결국 북한이 ICBM 등으로 ‘레드라인’을 넘는 추가 도발을 할 경우 대응타격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날 메시지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에서 나온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국 방위를 책임지는 최전선의 미군 수뇌부가 ‘모든 전략자산 제공’ 등 도발억제 수단을 보다 구체화하면서 어느 때보다 강도가 높다. 이 연장선에서 미군 수뇌 3명은 기자회견 후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기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한반도를 관할하는 미군 수뇌부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불장난하듯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이용한 ‘벼랑 끝 전술’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안보위기 국면의 유일한 출구인 대화와 외교적 해결도 북이 먼저 도발을 중단한 후에야 가능하다는 점 또한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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