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부인이 명품으로 온 몸을 두른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네티즌과 언론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지자 사과했다.
지난 6월 므누신 장관과 결혼한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루이즈 린튼은 22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어제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과 (비판 여론에 대한) 나의 반응에 대해 사과한다. 부적절했고, 매우 둔감했다( highly insensitive)”고 밝혔다.
린튼은 21일(현지시간) 남편인 므누신과 켄터키주를 방문하면서 장관 전용기에서 내리는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태는 린튼이 몸에 두른 명품 브랜드를 일일이 공개하며 불거졌다. 그는 사진과 함께 “롤랑 무레 팬츠, 에르메스 스카프,톰 포드 선글래스, 발렌티노 구두” 등 자신이 착용한 옷과 액세서리 브랜드 이름을 달았다.
문제는 네티즌들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장관 전용기를 타면서 명품 자랑을 한 그를 비판한 데 대해 린튼이 “내가 당신보다 낸 세금이 더 많다”는 식으로 비꼬았다는 점이다. 더구나 켄터키 주는 빈민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제니 밀러가 린튼의 트윗에 “우리가 당신의 작은 여행에 돈을 대 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해시태그와 ‘개탄스럽다’(#deplorable)라고 쓰자, 그는 곧바로 밀러에게 “당신은 이게 개인적 여행이라고 생각했나? 사랑스럽군!”이라고 비꼬며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그러면서 “당신은 개인 소득자로서 세금으로나 우리 국가를 위해 자신 희생으로 나와 내 남편보다 경제에 더 많이 기여했나?”고 물으면서 “나는 우리가 당신보다 우리의 하루짜리 ‘여행’에 더 많은 세금을 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문의 글 말미에는 “당신은 사랑스럽게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당신의 삶은 귀여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 좀 식히고 새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나 봐라”고 철저히 모욕했다.
서른여섯 살인 린튼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배우는 아니다. ‘CSI: 뉴욕’ ‘콜드 케이스’ 등의 TV 드라마와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열여덟 살 연상인 쉰네 살의 므누신 장관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헤지펀드를 운영하기도 했다. 재산은 4,600만달러(약 520억원)에 달하며 할리우드 영화에도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 6월에 결혼했으며 므누신 장관은 세 번째, 린튼은 두 번째 결혼이다.
두 사람은 므누신 장관이 1,200만여달러(약 136억6,000만원)를 주고 구매해 리모델링한 워싱턴DC의 매사추세츠 애비뉴하이츠의 맨션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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