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맞은 추 대표는 조기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숙원을 이뤄내고 압도적인 지지율을 토대로 집권여당의 면모를 갖추는 데 기여했다. 반면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치는 물론 내부 소통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취임 2년 차에는 공천권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봉합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내느냐에 정치적 명운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27 전당대회를 통해 제1야당의 수장으로 선출된 추 대표는 취임 이후 터져 나온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는 문재인 후보 당선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경쟁 후보의 캠프 인사들과 거침없는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5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한 데도 추 대표의 리더십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당 안팎 인사들과의 잇따른 불협화음은 ‘추미애 리더십’의 한계로 지적 받는다. 최근 혁신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추 대표와 친문재인 의원들과의 마찰이 극에 달하면서 당내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고조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일자리 추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정족수 미달 사태의 책임을 놓고 원내 지도부와 갈등을 빚었다.
추 대표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야당과의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제보 조작 사건을 둘러싼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국민의당과 정면충돌한 데 이어 23일에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기소도 재판도 잘못” “억울한 옥살이”라는 표현으로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자유한국당은 “후안무치한 태도”라고 반발했고 국민의당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위험한 사고”라고 비판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집권여당 대표의 대국민 메시지로는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제 1년의 임기가 남은 추 대표에게는 내부 갈등 봉합과 내년 지방선거 승리가 숙제로 남았다. 결국 추 대표에게 주어진 앞으로의 1년이 정치적 입지를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추 대표는 27일 취임 1주년 기념 회견을 열어 당 혁신 방안과 국정 현안 등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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