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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 이야기] 이란 M47·이스라엘 M48 확 바꿔...레이저 측정기서 미사일 탑재까지

■해외 구형 전차 변모 사례

이란 육군이 보조전력으로 운용 중인 사바란 전차. 원형인 미국제 M47 전차의 흔적이 쉽게 식별되지 않는다.




2대의 기갑차량이 여기 있다. 먼저 사바산(Sabasan) 전차. 지난 2015년부터 사진이 공개된 전차다. 운용 국가는 이란. 미국과 사이가 좋았던 시절에 수입했던 M47 전차를 개량한 모델이다. 이란은 고유 모델인 즐피카 시리즈(전차 Ⅰ·Ⅱ·Ⅲ)를 1990년대부터 생산하고 최근 ‘카라(Karrar)’라는 최신형 전차까지 공개한 전차개발 신흥국으로 꼽히나 골동품 격인 M47을 개조해 현역 전차로 운용한다.

핵심부품 생산능력이 부족해 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으로 구형을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손본 게 아니라 엔진과 주포(90㎜→105㎜)를 바꾸고 레이저 측정기, 사격통제 장치, 사이드 스커트를 새로 달았다. 외형만 봐서는 M47 전차였다는 점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란이 최신형 전차를 생산하면서도 심혈을 기울여 구형을 개조한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된다. 중동에서 사실상 고립돼 안보상황이 절박한데다 산업생산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란은 T55 전차 개수에도 나서고 있다. 이란의 군사기술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다른 이유가 있다. 언제든지 북한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해군의 신형 초계정에 달린 함포는 외향이 한국 해군 함포와 똑같아 군 관계자들을 경악시킨 적이 있는데 이란이 이탈리아 오토메라라사의 76㎜ 함포를 불법 복제한 제품을 북한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지난 1990년대에 개발했으나 비밀로 해오다 2016년에 공개한 페레 전차. 스파이크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 12발을 탑재해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미국제 M48 전차가 원형이다.


두 번째 기갑차량은 이스라엘제 페레(Pereh). ‘개조의 달인’ 이스라엘군은 중동의 전차 강국. 생산 20년도 안 된 메르카바 시리즈(Ⅱ·Ⅲ·Ⅳ)로 평소 운용 전차 1,560대(예비 1,160대를 포함하면 2,720대)를 통일할 만큼 전력이 강하다. 메르카바 시리즈의 원형인 메르카바Ⅰ 전차와 미국제 전차 개량형은 아예 창고에 보관돼 있다.

신형 전차가 차고 넘치는 이스라엘에서도 유독 60년을 넘긴 전차가 일선을 지키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미사일 발사 플랫폼으로 개조해 꽁꽁 숨겨오다 2016에야 공개한 페레(Pereh)의 차체는 미국이 1950년대에 생산한 M48 전차다. 보관 중인 M60 개량형 전차 수량만도 1,000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이 M48 전차까지 개조했다는 점은 물자 하나하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스라엘 육군의 아크자리트 장갑차. 노획한 T55 전차의 차체를 이용해 방어력이 높다. 대전차 화기에 노출되기 쉬운 시가지에서 높은 생존력을 자랑한다.


‘마카그 8 전차’로도 불리는 페레 전차의 특기는 공격력. 이스라엘 라파엘사가 개발해 세계적으로 히트한 스파이크 미사일 발사관 12기가 탑재돼 있다. 105㎜ 주포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사정거리가 최고 20㎞에 이르는 스파이크 미사일의 발사관을 12기나 보유한데다 예비 미사일까지 합치면 정확도 면에서는 웬만한 포병대대와 맞먹는다. 이스라엘군은 이 전차를 전차부대가 아니라 포병대 소속의 지원부대용으로 운용하고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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