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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토요워치] "아날로그 매력에 빠져 책방 차렸지만···생계 때문에 투잡 뛰지요"

'작은책방' 꿈 늘지만 현실은

서울의 한 독립서점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단군 이래 항상 불황’이라는 서점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16년까지 2년간 오프라인서점 173곳이 개점했고 사단법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서점전문인력양성사업으로 개최하는 ‘서점학교’의 수강생 수는 5배 이상 증가했다. 김우성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과장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수강생 수가 5~6명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35~40명이 수강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이달 인천에서 책방 ‘말앤북스’를 개업할 예정인 장민영(27)씨 역시 최근 일고 있는 책방 열풍에 합류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연극을 전공한 그는 미술을 전공한 어머니와 함께 책방을 운영할 예정이다. 그는 “각자의 작업도 할 수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며 “이러한 공간에 대해 고민하던 중 책방이야말로 ‘능동적으로 책과 공간·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책방을 ‘천천히 무언가를 하는 공간’이라고 정의한 그는 책방의 매력에 대해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적 느낌이 좋다”며 “텍스트에 담긴 내용은 물론 책의 두께와 질감, 종이냄새, 표지 등 책은 우리의 감각을 깨울 수 있는 감각적인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이화여대 앞에서 3년째 책방을 운영해온 김종현(34) 독립책방 ‘퇴근길 책한잔’ 사장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공간을 고민하다 책방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공간’이라고 책방을 설명한 그는 “책을 좋아하지만 서가를 빼곡히 채운 서점은 싫었고 술을 좋아하지만 고주망태는 싫어하는데, 이렇게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공간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 책방을 열었다”고 개업 계기를 설명했다. 독립책방의 ‘독립’에 대해 “결국 주류와 다르게 가고 싶어하는 무언가, 즉 돈이 됐든, 사회 윤리가 됐든, 표현 양식이 됐든 그 중 하나를 건드리고 싶어 독립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 그는 “그런 만큼 기성 출판물과 다른 양식, 기성 출판에서는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응원하고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이들의 창업 꿈이 작은 책방으로 쏠리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이런 소규모 책방의 유행과 관련해 “지금의 서점은 책을 사는 곳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아지트로 변모했다”며 “여전히 한국인은 책을 덜 읽지만 읽는 사람들은 책을 더 많이 읽게 됐고, 이들이 자신만의 문화를 향유하고 싶어 모인 공간이 현재의 책방”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현세대는 물건 소비보다 경험 소비에 집중한다”며 “베스트셀러는 전혀 멋지지 않으니까 남들은 보지 않는 책을 보고 자랑해야 하는 만큼 이런 책에 대한 취향이 뚜렷한 서점을 일부러 찾아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낮은 초기 창업비용은 책방 창업의 매력이다. 책은 판매 이후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인 만큼 초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김우성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과장은 “책 산업은 폐업 시 반품이 가능해 리스크가 작다”고 강조했고 김종현 사장 역시 “사실 책 사업은 위탁인 만큼 월세와 전기세 말고는 거의 돈 들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책이 생각만큼 팔리지 않으면 낭패다. 소규모 책방 사장들은 생계를 위해 소위 ‘투잡’을 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리곤 한다. 장민영 사장도 그 중 하나다. 그는 “당분간은 ‘파트타임’을 병행할 계획”이라며 “어머니는 미술수업을 진행하고 저는 중고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버텨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자발적 거지’라고 부르는 김종현 사장은 “사실 돈은 진짜 딱 생각한 만큼 못 번다”면서 “부모님이랑 같이 지내 집세 등이 들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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