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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주거경매보다 낙찰가율 낮고 규제도 느슨…투자자 구미 당겨

<식지않는 토지 경매>

"시세보다 싸게 산다" 큰 매력

도시재생 뉴딜·평창 올림픽 등

다양한 개발호재도 몸값 높여

충남 옥천군 청성면에 위치한 1만 8,605㎡의 한 임야. 이 토지가 지난 8월 법원 경매로 넘어오자 34명이나 되는 응찰자가 몰렸다. 통상 토지 경매의 응찰자가 2~3명이 불과한 점에 비하면 10배 이상 많은 사람들이 낙찰을 원했던 것이다. 이 땅은 결국 매각가 2억2,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매각가격은 최초 감정가(약 5,395만원) 대비 417%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달 대구지방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한 임야 역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경북 청송군 현동면의 약 2만 4,595㎡에 달하는 이 임야에는 응찰자 40명이 몰렸다. 그리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331%에 달하는 6,511만원에 손 바뀜이 일어났다.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토지 분야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반 토지 매매시장보다 싼 가격에 땅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다 아파트 등 주거 경매보다 낮은 낙찰가율로 땅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이목을 끈다.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인 도시재생 뉴딜과 평창 동계올림픽 등으로 인한 개발 호재도 경매시장에서 토지 분야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10 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8월 진행된 토지 경매의 평균 낙찰가율은 75.3%로 집계됐.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의 평균 낙찰가율 68.9%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이지만,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2013년 60.1% △2014년 63.0% △2015년 68.3% 등 매년 낙찰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낙찰율(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도 상승 추세다. 지난 2013년 30.4%를 기록했던 낙찰율은 올해 2017년 41.8%까지 높아지는 등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진행된 경매 결과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세종, 광주, 대구 등에서 열기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 지역은 각각 108.7%, 105.5%, 104.2%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 제주(99.6%), 충북(95.3%). 강원(90.9%) 등도 낙찰가율이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낙찰가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등 토지 경매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것은 경매에 나오는 물건은 계속 줄어들지만 수요는 감소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5년 간 1~8월 진행된 토지경매는 지난 2013년 약 9만 6,000건에서 올해 약 3만 2,000건으로 줄어든 반면 평균 응찰자수는 2013년 2.2명에서 2017년 3.0명까지 늘어났다.



토지분야가 주거분야 등 다른 경매보다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이 퍼지는 것 역시 토지 경매의 인기를 높이는 이유다. 낙찰가율이 약 90% 수준에 달해 최초 감정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주거경매보다 낙찰가율이 낮아 시세 차익을 남기기에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요자가 일반적인 토지 매매를 하기 쉽지 않은 반면 경매 시장은 많은 정보가 공개돼있고 시세보다 훨씬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토지 경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개발 호재도 토지 분야의 매력을 높이는 이유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한다. 가령, 최근 3개월 간 낙찰가율이 70.7%, 85.4%, 90.9%를 기록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강원 지역은 평창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로 인한 각종 개발 덕에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방분권과 국토 균형개발을 추진함과 함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 역시 토지 분야에 시선이 몰리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귀농, 귀촌하거나 주말농장 등을 마련하기 위해 토지 경매에 뛰어든다는 해석도 있다. 아파트 등에 주택시장에 규제를 강화하는 것과 달리 토지 분야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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