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가 역사를 영원히 바꿔놓았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자신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결정해 대선 판세를 바꿔놓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클린턴 전 장관은 13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미 전 국장이 왜 대선에 개입해 e메일 수사를 언급했으며 또 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 의혹에 대한 FBI 수사는 공개하지 않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발간된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있었나(What Happened)’에서도 “만약 (코미 전 국장의) 재수사 결정이 없었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e메일 스캔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장관 재임 시절에 개인 e메일 계정으로 공무를 봐 기밀을 누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사건이다. 클린턴은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코미 전 국장이 재수사 지시를 내린 지난해 10월28일이 사실상 자신이 선거에서 패배한 날이었다고 지적했다. e메일 재수사를 선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코미 전 국장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러시아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강행하다가 경질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을 것이라며 “독립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회고록을 펴내 다시는 선출직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선언을 번복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그는 “이미 일어난 일에서도 배울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며 “중요한 것은 러시아인들이 여전히 우리를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코미 전 국장은 의회에서 그 사실을 인정했다”고 항변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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