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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마저 백기... 이마트도 철수’ … 사라지는 K 유통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마트가 결국 점포 매각에 나섰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달 11일께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해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고려 대상은 중국 내 모든 점포가 해당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 사업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매각을 고려했는데 조금 일찍 준비하기로 했다”며 “전 점포를 매각하는 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112개 점포(롯데슈퍼 13곳 포함) 가운데 74곳이 영업정지 상태이고 13곳은 임시휴업 중이다. 그나마 영업 중인 12개 점포 매출도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으로 80%나 급감했다.

롯데마트가 결국 매각 결정을 내린 이유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누적적자에 시달리는 가운데 탈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당초 다음달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분위기를 보고 매각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2차 자금수혈 소진 기한이 점점 다가오는데도 정부의 해결 의지가 눈에 띄지 않자 조기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는 영업재개 시점이 올 것을 대비해 지금까지 수익도 없이 임대료는 물론 직원 임금의 70~80%를 지급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3,600억 원 규모 자금을 긴급 수혈했고 지난달 말에는 3,400억 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중간중간 점포를 정리하고 싶었어도 혹여 다른 계열사의 중국 영업에 피해를 줄까 계속 참아왔다.

현재까지 롯데마트의 피해 금액은 5,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연말까지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그 규모는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자금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인수 대상을 찾지 않으면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연말까지 뾰족한 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7,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과 중국 현지 정착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한순간에 허공에 날리게 된다.

롯데마트가 만약 모든 점포를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한때 ‘차이나 드림’을 꿨던 중국 내 국내 대형 마트는 사실상 자취를 감추게 된다. 중국에서 현재 6개 점포를 남겨둔 이마트 역시 연내 모든 점포를 철수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 가운데 5개 점포를 태국 유통재벌인 CP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매장 수가 30개에 이르렀으며, 롯데마트는 2007년 중국 마크로사의 8개 점포를 인수하며 현지에 첫 발을 들인 바 있다.

사드 보복으로 피해를 보는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롯데마트 건은 정부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애꿎은 기업만 피해를 뒤집어쓴 대표적 사례”라며 “정부가 사드 보복에 지금처럼 손을 놓고 있으면 대중국 사업은 다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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