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무관심한 것에 대한 가장 큰 벌은 자신보다 저급한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기원전 5세기 소피스트 철학자 트라시마코스가 ‘정의는 강한 자의 편익’이라고 정의를 내린 데 대해 플라톤이 반박하면서 한 말이다. 2500여년전 고대 그리스 정치 철학자들이 격론을 벌인 정치와 권력은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뜨거운 논쟁거리다.
지난 400여년간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서양식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으로 세계는 역사상 유래없는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이는 소수의 상위계층에 해당하는 말이다.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는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중산층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면서 하층민이 늘어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하층민으로 전락한 백인들은 50년대 그들의 부모세대가 누렸던 영화를 재현해 줄, 그들의 욕망을 대변해 줄 인물로 트럼프를 나라의 수장으로 올려놓을 정도가 됐다. 플라톤이 ‘국가’에서 주장했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지금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비영리단체로 시민대학(Citizen University)을 세운 사회사업가이자,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연설문 작성자이자 정책고문으로 활동했던 저자 에릭 리우가 ‘권력’을 키워드로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인 시민주권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권력은 신중히 다뤄야 할 선물이다’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책에서 올바른 권력을 행사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권력의 본질인 부패로부터 멀어지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권력은 ‘더러운’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선물인 이유에 대해 저자는 권력이란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며 우리에게 부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권력은 선물처럼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주는것이기도 하다. 개인은 미약하지만 그들이 뭉치면 힘이 커진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이미 증명이 되었고, 그 사실은 민주주의가 꽃을 피웠다는 서양의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역사상 유래가 없었던 촛불혁명으로 정치권에 엄중히 경고를 했던 대한민국. 아직은 끝이 아니다. 미국 다음으로 소득양극화가 심각한 나라로 꼽힌다. 시시민들이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하기 위해서 힘을 보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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