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서로 상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개탄’이라는 말까지 쓴 것은 이 정부 외교안보팀의 자중지란이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전날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에 대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며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문 특보가 대북 제재·압박 수위를 높여야 하는 국면에서 대화를 고집해 군의 사기를 꺾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문 특보는 한 인터뷰에서 참수 부대를 창설할 것이라는 송 장관 발언에 대해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문 특보에 대해 “대통령 특보란 사람이 북핵 동결과 한미군사훈련을 맞바꾸자는 식으로 사실상 한미동맹해체와 북핵 무장 인정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도대체 말이나 되는 이야기냐”고 지적했다. 송 장관에 대해서도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하겠다고 국회에서 밝혔다면 그 소신 지켜나가야지, 이제 꼬리를 내리고 청와대 눈치를 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도 ‘송영무-문정인 교통정리가 긴급 외교현안’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송 장관이 문 특보를 공식 석상에서 비난한 것은 청와대 안보라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부의 대북정책이 좌표를 잃고 헤매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설전이 정책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자유로운 토론이라기보다, 서로의 기싸움으로 비친다는 지적이다. 김 대변인은 “안보 불안에 떠는 국민 앞에서 자유롭게 싸우는 모습은 도가 이미 한참 지나친 것”이라며 청와대의 혼선 정리를 촉구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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