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면 안다.”
일본 상용차 1위 업체 이스즈의 수입 판매사 큐로모터스 민병관(사진) 사장은 14일 출시된 3.5톤 중형트럭 ‘엘프’의 강점을 묻자 오른손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이렇게 말했다. 민 사장은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상용차는 고장이 덜 나고 업타임(운행시간)을 늘려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품질 하나만큼은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스즈는 세계 34개국 중소형 트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업체다. 국내서는 엘프를 통해 현대자동차 ‘마이티’가 사실상 독점하는 시장에 도전한다. 민 사장은 대우자동차 출신으로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을 역임하는 등 30여년간 트럭업계에 종사했다.
민 사장은 “엘프는 국산차가 옵션으로 판매한 안전 사양을 기본 제공하고 6단 자동변속기에 동남아 시장을 싹쓸이한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며 “가격은 국산보다 5% 정도만 높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용차는 고 배기량이라도 보유세 부담이 적고 오히려 힘이 좋아 언덕이 많은 국내 지형에 더 경제적”이라며 “국내 진출 4년 차에 중형트럭 점유율 30%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초도 물량이나 사전 계약 대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애프터서비스(AS)나 부품 수급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지적에는 “인천, 일산, 경상, 전라, 충청 등 7개 판매 영업소와 12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했다”며 “찾아가는 정비 서비스 등으로 초기 이미지를 구축해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스즈는 1970년대 대우차의 전신 새한자동차가 수입 판매했지만 1980년대 들어 국내서 철수했다. 민 사장은 “당시 정권의 산업합리화 조치로 철수한 것”이라며 “다른 일본 트럭이 국내 시장에 뿌리를 못 내린 것은 환율이 불안정했던 시기로 지금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큐로모터스의 모회사인 큐로그룹 주요 계열사가 수년째 적자가 지속돼 국내에서 이스즈의 영업이 지속 가능한지가 의문이다. 여기에 대한 속시원한 대답은 없었다.
민 사장은 “국내 중형 트럭 시장은 국내 업체가 장기간 사실상 독점해 제품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좋은 경쟁자는 기술 강화와 소비자 효용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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