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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용호, 미국 선제타격 조짐 보이면 핵·미사일 공격 위협

유엔 연설서 "참수나 군사 공격 기미 보이면 가차 없는 선제행동"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1일(현지시간) 숙소인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말폭탄을 쏟아냈다.

리 외무상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위협하고 “미국의 반공화국 군사 행동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할 의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대북 선제 타격을 할 조짐을 보일 경우 미국은 물론 그 주변국에 대해 먼저 핵·미사일 공격에 나설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협박한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 등에 대해 정면 대응을 한 것이다. 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 명의의 첫 성명을 통해 밝힌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와도 궤를 같이한다.

앞서 리 외무상은 지난 22일 ‘초강경 대응 조치’의 성격에 대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리 외무상은 연설에서 “트럼프로서는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트럼프로 하여금 그가 한 말 이상의 후과, 그가 책임지려야 도저히 책임질 수 없을 정도의 후과가 치러지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 최고당국자가 우리에게 ‘화염과 분노’를 들씌우겠다, ‘완전파괴’시키겠다고 폭언하는 것보다 더 큰 핵 위협이 또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철두철미 미국 때문에 핵을 보유하지 않으면 안 됐으며, 미국 때문에 핵 무력을 오늘의 경지로 강화·발전시키지 않으면 안 됐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이번 연설에서 핵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그는 “국제적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한 오직 힘에는 힘으로 맞서야 하며 폭제의 핵은 정의의 ‘핵 마치’로 내려쳐 다스려야 한다는 ‘철리’만이 성립될 수 있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 억제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철리’에 따라 최후의 선택으로 취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며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리 외무상은 유엔제재가 북한에 대해서만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어 부당하다며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잇달아 내놓은 제재 결의안을 거부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우리 공화국은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에 따르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면서 “우리의 국가 핵무력은 철두철미 미국의 핵위협을 끝장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공을 막기 위한 전쟁 억제력이며 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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