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전략 폭격기 B-1B가 지난 23일(한국시간) 늦은 밤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까지 비행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우리 군은 미군의 작전 상황을 공유하면서 북한 도발에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B-1B는 미국령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F-15 전투기는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에서 각각 출격했다.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이는 북한이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이트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들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미 본토와 우리의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군사적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비행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20여㎞ 떨어진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진 가운데 실시 됐다.
B-1B는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의 핵심 무기로, 지난 달 31일과 지난 18일에도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불리며, 한번 출격으로도 적진의 핵심 시설에 다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추고 있다. 최대 탑재량은 기체 내부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 27t 등 61t에 달해 B-52나 B-2보다 많다. B-1B가 출격할 때는 호위 비행을 하는 전투기와 공중 급여기도 함께 뜬다. 이 때문에 괌의 미군기지에서 한반도로 출격할 때 비용은 20억~30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손철특파원·정영현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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