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부동산대책’으로 위축됐던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시장이 9월 들어 주요 지표인 평균 낙찰가율, 응찰자 수가 상승하면서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대책 발표 직후 경매시장에서 입찰가격 산정의 지표가 되는 아파트 매매 시세를 가늠하기 어려워지자 관망세로 돌아섰던 투자자들이 다시 서울 아파트 경매로 눈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25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낙찰가율은 99.3%, 평균 응찰자 수는 9.2명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8월의 평균 낙찰가율 91.5%, 평균 응찰자 수 5.8명에서 상승해 대책 발표 전의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낙찰된 사례를 살펴보면 감정가 5억~7억원대, 전용면적 84~114㎡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동부지방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서울 성동구 행당동 행당한신아파트 전용 114㎡는 이달 서울 아파트 경매 중 가장 많은 응찰자인 53명이 몰린 가운데 감정가(6억7,000만원)의 107%인 7억1,711만원에 낙찰됐다. 그 밖에 광진구 광장동 광장극동 전용 84㎡(감정가 7억6,100만원)와 동작구 사당동 사당자이 전용 84㎡(감정가 5억3,000만원)도 각각 30명 이상의 응찰자가 나와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낙찰됐다.
법원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서울 아파트 중 감정가 이상의 가격에 낙찰된 비율이 8월에는 45건 중 23건으로 51%였으나 9월 들어서는 43건 중 29건이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돼 67%로 올라섰다. 9월 들어 응찰자들이 낙찰을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써냈다는 의미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낙찰된 사례를 살펴보면 주거용으로 선호도가 높은 시세 5억~7억원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했다”며 “8·2대책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던 투자자들이 서울 아파트값이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달 들어 ‘알짜 물건’에 적극적으로 입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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