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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전남 천일염 밥상 소개…함초소금·토판염





28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햇볕과 바람, 그리고 기다림 - 남도 천일염’ 편이 전파를 탄다.

비옥한 서해 갯벌에서 생산되는 전라남도 천일염은 전국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햇볕과 바람이 만나고 긴 기다림의 시간을 지나야 비로소 하얀 눈처럼 피어나는 소금, 얼마나 귀한 순간인지 염부들은 소금을 얻는 그때를 “소금이 온다”라고 표현한다. 모든 음식의 맛을 완성하는 소금, 천일염이 만들어내는 감칠맛 나는 밥상을 만나본다.

▲ 영광 염산마을 삼부자, 기다림의 밥상을 만나다

소금 염자에 뫼 산자를 쓰는 전남 영광 염산마을은 예부터 소금이 많이 나는 곳이었다. 이 마을에는 대를 이어 소금 농사를 짓고 있는 정종만 씨 삼부자가 있다. 세 사람은 염전에 나와 부지런히 손과 발을 움직인다. 천일염은 하늘이 내리는 농사다. 때를 기다리면 햇볕과 바람이 소금을 내어준다. 삼부자의 밥상 어느 음식에나 소금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밥솥 바닥 가득 천일염을 깔고 수박 물에 담가뒀던 마늘을 보름 동안 찌면 가족들의 영양 간식 흑마늘 완성이다. 천일염과 함초를 섞어 만든 함초소금은 어디서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백합으로 만든 백합죽에도 함초 소금이 들어가야 맛이 난다. 매일 식탁에 오른다는 오이지는 팔팔 끓인 소금물을 붓고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먹는다. 소금을 만나는 긴 시간만큼이나 오랜 정성이 들어간 밥상이다.

▲ 해풍 맞은 조기와 천일염이 만나다, 법성포 굴비 밥상

법성포 굴비는 대부분 영광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사용해 염장한다. 소금물로 간하지 않고 여전히 조기 아가미에 일일이 소금을 채워 넣는 ‘섶간’이라는 염장을 하는데 이 작업은 영광 굴비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다. 영광에서 난 천일염과 오랜 시간 해풍을 맞은 조기가 만나 만들어지는 법성포 굴비는 밥상의 자존심, 어떻게 해 먹어도 밥도둑이다. 상처 난 조기들은 천일염으로 재워뒀다가 1년에서 2년이 지나면 살을 잘게 찢어 갖은 양념으로 무쳐 젓갈로 먹는다. 바짝 마른 굴비는 구이로 먹어도 맛있고 잘게 찢어 고추장 양념해 먹어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예나 지금이나 귀한 굴비 밥상이다.



▲ 오랜 시간이 지나야 오는 귀한 손님, 토판염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신안군, 신안 신의도에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토판염을 하는 박성춘 씨 부부와 큰아들 세윤 씨가 있다. 토판염은 천일염의 옛날 방식으로 바닥에 아무것도 깔지 않은 채, 갯벌에서 생산하는 소금이다. 청소부터 바닥 다짐까지 일반 천일염보다 손 가는 일은 많지만 생산량은 훨씬 적다. 그만큼 귀한 소금이다. 토판염은 갯벌의 양분을 먹고 느리게 익는 소금이라 흔히 짠맛 뒤에 단맛이 난다고 말한다. 참기름 식초 소금으로 간을 해 차게 먹는다는 신의도 낙지연포, 소금과 고추 마늘만을 넣고 칠게를 통째로 갈아 만드는 칠게장, 소금으로 간한 참외를 갖은 양념과 함께 버무린 참외김치까지, 토판염으로 맛을 낸 푸짐한 한상, 과연 어떤 맛일까.

▲ 임자도 전장포 젓갈 엄마, 김긴순 씨 밥상

신안 임자도는 우리나라 최대 새우젓 산지다. 임자도 전장포에서는 1년 내내 새우젓을 비롯한 다양한 젓갈을 만들고 있다. 젓갈의 깊은 맛을 내는 데는 천일염이 필수다. 각종 생선을 모아 천일염으로 만드는 잡어젓은 반찬으로도 먹고 김장할 때도 들어간다. 새우젓은 보통 간할 때 쓰는데 김긴순 씨는 독특하게 짠맛을 빼고 고춧가루 설탕으로 양념해 반찬으로 내놓는다.

이맘때 쯤 전장포에는 천일염으로 염장해 말리는 민어 건정이 곳곳에 걸린다. 꾸덕꾸덕하게 마른 민어는 쪄서 먹거나 양념해 구워 먹는다. 찜에는 특별한 양념 없이 참기름만 바르면 된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소금에 절여 부패를 막고 두고두고 먹기 위해 생긴 전통 방식이다. 소금이 더해져 변함없이 맛있는 밥상이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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