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는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10여 년 동안 악성 게시물과 댓글에 시달려왔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올 초부터 그 스트레스는 더욱 극심해졌으며 특히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강경 대응해야겠다는 결심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계기는 한 지인의 연락이었다. 정준하는 일부 커뮤니티와 SNS에서 자신의 행동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글이 급증하고 있으며 그를 비난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다는 소식을 지인을 통해 접하고 직접 확인했다.
정준하는 이전에도 자신의 말과 행동, 상황 등이 다르게 해석되는 분위기를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버텨왔다고. 그러나 진심만으로는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가장 큰 문제는 비난의 대상이 확대됐다는 것. 악플러들은 정준하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나 아들 등 가족을 거론하며 입에 답지 못할 험한 말과 욕설을 내뱉었다. 정준하는 이 부분이 특히 참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많은 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방송인인 만큼 개개인의 기호와 선호에 따라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준하도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 따끔한 충고와 질책은 감사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가 방관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근거 없는 비난과 험담, 욕설 등이다. “정당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악플러 고발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나뉘고 있다. 먼저, 어떤 이유에서든 악플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준하를 응원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방송에 나온 단편적인 모습을 왜곡하고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런가하면 정준하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진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부정적인 입장의 네티즌들은 현재 정준하의 이미지는 그가 방송을 통해 직접 쌓아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정준하와 악플러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준하는 지난 2월 SNS에서 자신을 욕하는 글을 게시한 네티즌에게 “넌 입이 걸레구나. 불쌍한 영혼”이라고 대응했다. 당시 정준하와 악플러를 두고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만큼, 이번에도 그를 둘러싼 여러 가지 시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정준하의 심경 고백 전문.
안녕하세요, 정준하입니다. 늦었지만 행복한 추석 보내셨나요? 저는 매니저 가족 분의 결혼식 참석 차 연휴를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너무도 안 좋은 소식을 접하고 말았어요. 일부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방송에 나왔던 저의 지난 행동들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글들이 급증하고 있고, 그런 게시물에 도를 넘는 악플을 달며 저라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걱정이 된다는 지인의 연락이었습니다.
늘 스스로를 부족함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그런 점 때문에 혹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기에, 늘 한 편에 죄송한 마음을 품고 살고 있습니다. 처음엔 억울하기도 했지만, 저에게 주시는 질책들도 그래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좀 다른 것 같아,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겁이 나지만 용기를 내 이 글을 적고 있어요. 혼자 참아서 좋은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하루하루 커가는 예쁜 아들에게, 착하고 멋진 아내에게 떳떳한 아빠가 그리고 남편이 되고 싶으니까요.
사실 올 초부터 각종 악성 게시물과 댓글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습니다. 10여년을 참고 견디며 살았는데 아마 저에게도 한계가 왔던 것 같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었어요. 저의 말과 행동, 그리고 저를 둘러싼 상황들이 전혀 다르게 해석되어 흘러가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웃음을 드리기 위해 했던 말과 행동이 제 개인적인 욕심을 위한 것들로 치부되었고, 그것이 수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가 점점 커지면서 혼자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내가 더 잘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언젠가 오해를 풀고 이해해주시겠지. 버텨내자, 힘내보자, 이겨내자. 더 열심히 하자..하지만 그런 저의 진심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저만이 아니라, 가족을 거론하며 차마 입에 담지 못 할 험한 말과 욕설을 하는 글들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참지 않으려고 합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좋은 말만이 아닌 진심이 담긴 따끔한 충고와 질책으로 때로는 더욱 더 큰 용기를 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행복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웃음으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며 살겠습니다.
그러나 근거 없는 비난과 험담, 욕설에 대해선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습니다. 정당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책임감 없이 내뱉는, 적어내는 악의적인 말과 글들로 상처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바랍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