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정은 13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곡 ‘악역’을 공개한다. ‘두 남자’, ‘시력’에 이은 박재정의 이별 발라드 3부작의 완결편이기도 한 이 곡은 헤어져야 하는 걸 알지만 서로 눈치만 보고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누군가 한 명은 악역을 맡아 매몰차게 이별을 얘기하는 상황을 그린 발라드 곡이다.
신곡 ‘악역’에는 윤종신이 작사, 015B 정석원이 작곡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시력’에 이어 또 한 번 박재정을 위한 발라드를 완성했다. 그 가운데서도, 역주행 돌풍을 일으킨 ‘좋니’에 이어 KBS 파일럿 예능 ‘건반 위의 하이에나’에서 선보인 ‘너를 찾아서’까지 성공시킨 윤종신 표 감성이 이번에는 어떻게 그려질지 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박재정은 “윤종신 선생님은 제 고음에서 전해지는 느낌이 이별의 감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발라드는 제가 늘 하고 싶은 음악인데 이렇게 좋은 이별 발라드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신곡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종신은 일찌감치 박재정을 자신의 뒤를 이을 발라더로 지목하며 그를 위한 청사진을 그려내고 있었다. 실제로 윤종신은 “박재정은 발라드의 정수를 꿋꿋하게 지켜가는 동시에 시대에 맞게 새롭게 만들어갈 친구다”라며 “나의 전수자라는 생각으로 키우고 있는데 머지않아 박재정만의 톤 앤 매너가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재정에 대한 윤종신의 애정은 KBS ‘건반 위의 하이에나’에서도 엿보였다. 방송 당시 미스틱 소속 가수들과 식사자리를 가진 그는 “원래 ‘좋니’는 재정이에게 주려고 했다. 재정이가 부른 걸 들어봤을 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노래가 말하고자 하는 감성을 잘 모르고 부른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물론 이것은 “노래는 이야기다. 젊었을 때 ‘감각’을 팔면서 노래한다면, 나이가 들수록 ‘생각’을 팔아야 한다”는 윤종신의 지론처럼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아직 채 여물지 않은 박재정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지만, 그의 이야기 곳곳에는 기교와 감성을 모두 아우르는 진정한 ‘발라드 가수’로 성장하길 바라는 윤종신의 마음이 엿보였다.
사실, 20년이 넘는 시간을 발라드라는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어려움을 모두 겪어내며 오늘의 영광을 이룬 윤종신은 ‘발라드 가수’로서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은 95년생 어린 가수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조금은 나은 환경에서 노래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주고 있다.
이에 보답하듯, 박재정 역시 그의 이야기와 노래, 가르침 등을 모두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윤종신이라는 스승을 만나며 과거에 구사하던 창법은 물론 발성까지 바꿔보며 기초부터 닦아나가기 시작한 박재정은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가수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편, 박재정은 올 가을 가장 잔인하고도 슬픈 발라드 ‘악역’으로 또 한 번 성장했음을 증명해 낼 예정이다. 지금은 ‘윤종신의 수제자’ 혹은 ‘윤종신 키즈’와 같은 비유로 그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최종 목표로 밝혔던 ‘발라더 박재정’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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