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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첫방] “‘도깨비’와는 다르다”…미스터리 ‘저승사자’로 삶과 죽음 고찰

송승헌과 고아라의 야심찬 장르물 ‘블랙’이 베일을 벗었다. 저승사자라는 소재의 활용부터 이야기의 전개까지, 특별 편성된 90분 동안 눈을 뗄 수 없는 매력을 자랑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OCN 새 토일드라마 ‘블랙’ 1회에서는 강력계 신입형사 한무강(송승헌 분)과 그의 몸을 빌린 저승사자 블랙, 죽음을 보는 여자 강하람(고아라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사진=OCN ‘블랙’




첫 장면부터 강렬했다. 블랙은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는 한 자동차를 발견했고, 그 안에는 의문의 시체가 있었다. 블랙은 “네가 나야? 네가 나냐고”라며 사연 많은 눈빛을 보였다. 그런가하면 한무강은 패기 넘치지만 아직은 어리숙한 신참이었다. 선배들의 심부름을 하던 중 강하람과 마주쳤다.

강하람은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서 그림자를 발견하는 미스터리한 여자. 그는 전 남자친구가 곧 죽게 될 것임을 알고 붙잡았으나 결국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무력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강하람을 한무강이 스쳐지나갔다.

외국으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려던 강하람은 또 다시 죽음의 그림자를 봤다. 이륙을 막기 위해 난동을 부렸으나 비행기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가 미리 본대로 비행기에 사고가 나 전원이 사망했고 강하람은 테러리스트로 몰렸다. 그는 경찰서에서 본 것을 사실대로 진술했지만 경찰들은 믿지 않았다.

강하람은 다음 날 경찰서에서 풀려났다. 한무강의 차를 타고 나선 강하람은 한강을 지나다 자살소동을 벌이는 남자에게서 그림자를 봤다. 한무강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한무강은 “2년간 계속 저런다”라며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강하람의 말이 맞았다. 한무강은 경찰서로 가던 길에 자살소동을 벌이던 사람이 정말 한강에서 뛰어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껏 믿어주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며 강하람을 찾아 “당신의 능력은 축복”이라며 함께 사람들을 살려보자고 부탁했지만 강하람은 꺼지라고 말할 뿐이었다.

한무강과 여자친구 윤수완(이엘 분)의 이야기도 조금이나마 풀렸다. 그는 윤수완을 김선영이라고 불렀다. 윤수완은 단번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무강은 “20년 전 신분도 속인 당신의 진짜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었겠냐”며 사진을 보여줬다. 이어 자신을 속이기 위해 작정하고 다가온 건지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

상처받고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는 것처럼 보이던 강하람은 마지막으로 죽음을 막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그림자가 있는 사람들을 눈여겨보고 한무강에게 연락했다. 그러나 한무강은 다른 일로 바쁘던 상태. 강하람은 죽음을 앞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꽃뱀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그를 필사적으로 말렸고 유치장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강하람은 인질극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게 됐다. 가해자 및 장소의 특징을 떠올렸고, 한무강과 함께 추리한 끝에 쇼핑몰로 향했다. 이날 7시, 쇼핑몰에서 한 탈영병의 인질극이 벌어질 예정이었던 것.

/사진=OCN ‘블랙’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여자를 통해 탈영병을 붙잡아뒀으나 범인은 그 사람이 아니었다. 뒤늦게 깨달은 강하람은 뉴스를 통해 한무강의 모습을 봤다. 한무강은 본인이 인질이 돼 탈영병에게 잡혀있었다. 그리고 탈영병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강하람은 모든 것이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내가 죽었어야 한다”며 자살을 시도했다. 비슷한 시각, 병원에서는 한 의사가 한무강의 시신에 칼을 대려고 했다. 그 순간 한무강이 눈을 떴다. 자신 때문에 놀라서 넘어진 의사를 보고 “호들갑스럽긴. 하여튼 인간들이란”이라 말하며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

‘블랙’은 죽음을 지키는 저승사자(블랙)와 죽음을 볼 수 있는 여자 인간(하람)이 천계의 룰을 어기고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생사예측 미스터리다.

첫 회부터 빠른 전개로 시선을 끌었다. 한무강과 강하람이라는 인물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두 사람이 공조하게 되는 과정을 어색하지 않게 풀어냈다. 1회 만에 한무강은 강하람이 죽음을 보는 사연을 이해했고 강하람은 한무강과의 과거를 떠올려냈다. ‘고구마’없는 깔끔한 진행이었다.

앞서 저승사자라는 소재로 큰 인기를 모은 ‘도깨비’와 비슷한 패턴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블랙’은 저승사자 송승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도깨비’에서 보지 못했던 개성을 첨가했다. 저승사자를 통해 고찰하게 되는 인간사 역시 막연한 휴머니즘으로 흐르기 보다는 현실의 문제를 꼬집는데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도 삶과 죽음의 연결고리에 대한 고찰을 시작했다.

장르물의 명가 OCN답게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도 재미에 한 몫 했다. 특히 강하람이 죽음을 보는 부분에서는 그의 공포스러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누군가의 죽음을 알고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서도 긴박감마저 느껴졌다.

송승헌과 고아라는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캐릭터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고아라는 죽음을 예측하는 여자로, 불안해 보이는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송승헌은 한무강과 블랙 사이, 따뜻함과 까칠함을 절묘하게 오갔다. 서로 다른 두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연기 톤에 큰 대비를 주면서도 어색하지 않았다.

한편 ‘블랙’은 매주 토, 일 오후 10시에 20분에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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