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대회를 찾은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골프장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회를 관전한 갤러리들도 좋은 평가를 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을 감상할 수 있었던데다 평소 쉽게 가볼 수 없었던 골프장을 방문할 좋은 기회도 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소위 명문 회원제 골프장들이 남녀 프로골프 대회를 개최한 사례가 늘었다. 나인브릿지가 CJ컵 첫 대회를 치렀고 앞서 8월 말에는 강원 춘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이 열렸다. 두 골프장의 공통점은 철저히 회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클럽이라는 것. 대다수의 골프 팬이나 회원권을 보유하지 않은 골퍼들은 입장하거나 라운드를 해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KLPGA 투어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펼쳐지는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 역시 회원 위주로 운영되는 프리미엄 골프장이다. 지난 2005년에 국내 골프장 최초로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에 뽑혔고 올해 영국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 골프리조트에도 포함됐다. 미국 골프매거진 세계 100대 코스인 나인브릿지에 이어 2주 연속으로 세계 100대 코스가 속살을 공개한 것이다.
명문 골프장의 대회 개최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우선 골프장의 사회공헌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스 관리를 위해 사전에 3~4일 정도 휴장하는 등 매출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대회를 유치하는 골프장들이 노출을 통해 골프장과 기업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는 부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시민과 지역민들에게 대자연과 어우러진 경관의 골프장을 공개하는 것은 여가 기회 제공이라는 효과가 더 크다. 나들이 코스로 골프경기와 경품, 참여 이벤트 등이 있는 대회장을 찾는 가족 단위 갤러리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 축제의 장을 마련하면서 골프 대중화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한국 골프의 기량 향상에 기여하는 효과도 크다. 수준 높은 코스에서의 대회 경험은 세계 무대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골프장 업계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중계방송을 통해 코스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잔디 관리나 코스 세팅 등에 대한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SK핀크스 골프클럽 관계자는 “대회 개최는 골프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라면서 “대회 기간 입장객분들이 불편함 없이 아름다운 자연과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감상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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