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지난해 대선에서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각종 의혹과 비리 혐의를 거론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선 당시 러시아와의 내통 혐의로 취임 이후 수사 대상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일인 이날 무려 5건의 트윗을 연달아 쏟아내며 목청을 높였다. 그는 “민주당과 클린턴의 유죄가 너무나 많고, (이를 입증할) 관련 사실들이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다. 뭐라도 좀 하라”며 사실상 사법기관에 메시지를 보냈다. 또 “클린턴이 만든 가짜 X파일, 러시아와의 우라늄 계약, 3만3천 건이 넘는 삭제된 이메일과 (제임스) 코미의 조작 등 너무나 많은 것들에 대해 수사가 부족하다는 점을 내가 우려하는 동안 공화당 의원들이 그처럼 분노하고 단합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X파일 작성에 들어간 돈의 액수에 대해선 “1,200만 달러?”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러시아 스캔들에 관해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위조된 트럼프-러시아 내통”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 의원들은 이러한 우리나라에 나쁜, 끔찍한 마녀사냥을 활용해 사악한 정치를 하고 있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지금 전례 없는 듯한 반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러시아 관련 얘기가 공화당 의원들이 역사적인 감세 개혁을 강력히 추진 중인 시기에 나온다”면서 “이것이 우연일까?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폭풍 트윗’과 관련, 일부 언론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수사 관련 첫 기소 발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모종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사건의 첫 기소가 닥쳐올 것으로 보도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초점을 이동하려고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수사에 대한 불만족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 같은 언론 논조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특검 수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응해 백악관 법무팀을 이끄는 타이 콥 변호사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오늘 트윗들은 특검과 연루된 어떠한 일들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라며 “백악관은 특검에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지난 27일 뮬러 특검팀이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인물을 처음 기소했으며, 연방대배심이 이를 승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검팀은 30일 기소 결과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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