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아이티나 남수단 국민들이 콜레라 백신 덕분에 생명을 구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개발된 백신 기술이 이들의 목숨을 구하는데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15일 IVI 설립 20주년을 맞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IVI의 두 번째 성과물인 장티푸스 백신이 한국 기업인 SK케미칼과의 협업을 통해 2020~2021년께 보급되게 될 것”이라며 “기존 백신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은 물론 효능을 발휘하는 기간도 긴 새로운 백신이 또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IVI는 개발도상국 및 세계 보건을 위해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보급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 기구로, 본부가 서울에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IVI가 개발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은 한국과 인도의 기업에서 생산돼 세계 18개국으로 보급됐고 수많은 사람들을 살렸다.
제롬 김 사무총장은 “콜레라나 말라리아 같은 감염병은 빈곤한 국가들에서 많이 발견되고 그렇기에 치료약이 잘 개발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IVI는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등의 기부를 통해 연구개발 비용을 마련하고 한국의 기업처럼 기술은 높지만 합리적인 생산 가격을 제안하는 회사들의 도움을 받아 저렴한 백신을 생산할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IVI가 설립될 수 있었던 것도 한국 정부의 제안이 먼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한국 정부의 의지와 리더십이 없었다면 이 같은 성과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롬 김 사무총장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IVI가 세계 공중보건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국내외 여러 후원자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결핵, 메르스, 지카 등 아직도 백신 개발이 필요한 수많은 질환들이 남아 있는 만큼 아직도 많은 투자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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