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자전거로 출근하는 회사원 김상연 씨(43세)는 최근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했다. 유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출근하다 귀에서 갑자기 빠진 이어폰이 자전거 기어에 껴 사고가 날 뻔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앞으로도 실내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대부분 무선 제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자제품의 불모 세대에 가까웠던 40대 이상이 무선 제품 사용에 눈을 뜨면서 관련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나이가 있다 보니 20~30대보다 최신 무선 제품에 뒤늦게 적응했지만, 대신 20~30대보다 경제력이 압도적인 만큼 시장을 빠르게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지난 10월 무선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10월에 비해 70%나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이슨 등 무선 청소기류 매출이 901% 증가했고, 스피커와 사운드바는 675%, 이어폰·헤드셋은 443%, 헤어·미용기기는 166% 늘었다. 지난해만 해도 이어폰, 헤드폰에 편중됐던 무선 제품 인기가 키보드, 마우스, 청소기, 미용기기, 사운드바 등으로 급격히 확산 되는 모양새다.
제품별로는 한 대에 40만~70만 원을 호가하는 다이슨 청소기가 매출 상위 1~3위를 휩쓸었다. 그 뒤를 ‘JBL FLIP4 블루투스 스피커’, ‘K8블루투스 무선마이크’, ‘LG톤플러스 HBS-510 블루투스 이어폰’ 등이 이었다.
특히 지난해 구매 비중이 27%로 20대(30%)에도 못 미쳤던 40대 이상 비중이 지난 10월에는 33%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1년간 매출액 신장률도 80%를 기록해 30대(61%), 20대(43%)를 압도했다.
40대 이상 고객들이 무선 제품 시장을 이끄는 것은 무선 제품이 대부분 고가이기 때문에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중장년층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40~50대와 달리 현 40~50대들이 새로운 전자제품 사용에 비교적 능숙하다는 점도 그 이유로 꼽혔다.
임석훈 티몬 리빙본부장은 “40대 이상 고객들은 경제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생활의 편의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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