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200억원 규모의 중국 투자에 나서며 한국과 중국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이후 막혀 있던 한중 경제협력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CJ대한통운(000120)은 중국 내 물류 자회사 CJ로킨이 중국 현지 물류창고 업체인 ‘무한북방첩운’을 200억여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성주 사드 배치로 중국의 한국 기업 보복조치와 금한령이 본격화한 후 한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첫 대형 인수합병(M&A) 계약이다.
이번 인수는 지난해부터 사드 이슈로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서 올 상반기 국내 기업의 중국 투자가 지난해 1년간의 30% 남짓인 11억달러(1조2,000억 원) 규모에 머문 가운데 발표됐다. 초대형 거래는 아니지만, 그동안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조치와 우리 정부의 수세적 대응의 틈바구니에서 대중투자를 꺼려왔던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한북방첩운은 무한시 통서호구 지역에 2만 6,000㎡ 규모의 토지와 창고를 보유하는 업체로, CJ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화중 지역 물류 거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CJ물류의 우수한 물류 역량을 중국에 전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해 글로벌 톱5 물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의 또 다른 관계자도 “무한 지역은 중국 대륙의 중심 지역으로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핵심 입지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무한북방첩운 인수를 통해 중국 물류 시장 공략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인수 발표와 함께 중국 상해 소재 CJ로킨 본사에서 물류 센터와 R&D연구소의 복합체인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 & Solution) 이노베이션센터차이나’ 개관식도 가졌다. 개관식에는 박근태 사장과 장옥경 CJ로킨 동사장, 장옥영 로킨홀딩스 동사장 등이 참석했다.
TES이노베이션센터는 국내 TES 센터에 이어 두 번째이며 국내 물류기업 중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한 물류 R&D센터다. 연면적 480㎡(약 145평), 2층 규모로 CJ대한통운이 국내에서 개발하고 검증을 완료한 MPS(Multi Purpose System) 등 물류 신기술과 설비를 도입했다. CJ로킨은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중국 특화 기술 개발을 위한 전문 R&D센터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첨단 R&D센터 개관을 통해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물류 역량을 한 단계 높여 중국 물류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CJ로킨은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기업이자 종합물류기업으로 1985년에 설립됐다. BASF, 로레알,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3년에는 중국 중량물 전문기업 CJ스마트카고 인수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기업이자 종합물류기업인 CJ로킨을 인수했다. 지난해 7월에는 중국 TCL그룹과 물류합작법인 CJ스피덱스를 설립했다.
/상하이=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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