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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 선물 수요 줄어들어 "관련종사자 실감토록 바꿀것"

李 총리, 김영란법 설 전 개정 추진

민간청탁 금지 대상은 확대

정부가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불과 1년여 만에 본격적인 개정 절차에 착수한 것은 무엇보다 이른바 ‘3·5·10만원 규정’으로 알려진 음식물(식사)·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이 요식업과 농축수산업 등 서민 경제 위축을 야기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낙연 총리가 지난 9월 추석 대목 당시에 이어 19일 농축수산물 유통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또다시 청탁금지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 역시 청탁금지법이 서민 생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이 총리는 14일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고받았고 이어 16일에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비공개 논의 안건에 부치기도 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청탁금지법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3·5·10만원 규정’에 대한 손질이다. 권익위는 한국행정연구원의 ‘청탁금지법 시행의 경제영향분석’ 결과 농축수산인들의 손해를 보전해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음식물·선물·경조사 가액 상한선을 현행 ‘3만·5만·10만원’에서 ‘5만·10만·5만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총리에게 보고했다. 단 선물은 농축수산물일 경우에만 10만원까지 허용하고 경조사비는 기자와 사립교원을 제외하고 공무원만 5만원으로 낮추는 제한을 뒀다. 현행 시간당 30만원으로 제한된 공립교원의 외부 강의료를 사립교원과 같은 기준인 시간당 100만원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대신 권익위는 ‘민간 부문에 대한 부정청탁 금지’ 규정을 청탁금지법에 반영해 내년 상향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안도 함께 보고했다. ‘공무원이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민간에 영향력을 행사해 알선·청탁을 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청탁금지법에 반영해 기자와 사립교원에게까지 적용하겠다는 계획으로 ‘3·5·10만원 규정’ 완화에 대한 여론 반발 등을 부정청탁 금지 규정 강화로 낮춰보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권익위는 기업 및 기관 등의 언론인 연수 지원 금지 규정도 한때 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했으나 기존 해석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권익위가 총리실에 올린 개정안이 최종안으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총리실 보고에 이어 권익위가 17일 여당 의원들과 만나 이에 대한 비공개 회의를 가졌지만 식사비 상향 등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는 농축수산물 선물비 상향에 대해서조차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유관 부처에서는 오히려 개정안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10만원 상향 정도로는 청탁금지법의 직격탄을 맞은 1차 생산자들의 소득을 예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역부족이라는 점에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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