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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반드시 잡는다’ 백윤식 “주민등록증 캐스팅은 아닌 것 같아”

현재진행형 배우 백윤식, “배우는 나이에 구애 받을 수 없어”



나이 일흔에 노익장을 과시한 베테랑 배우 백윤식은 늘 피 끓는 청춘이다. 최근 영화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백윤식은 “배우는 주민등록증에 표기된 나이가 아닌 화면에 나타나는 효과대로 캐스팅이 되야 한다”는 철학을 전했다.

배우 백윤식 /사진=NEW




“나이에 구애받진 않아요. 이야기 하다보면 제 나이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주민등록증에 표기된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캐스팅은 아닌 것 같다. 배우라면 화면에 나타나는 효과대로 캐스팅이 되면 되는 게 아닌가. 우리나라는 장유유서 개념이 강해서 ‘너 몇 살이야’ 라면서 민증을 확인하는 그런 문화가 있는데, 배우가 나이에 구애 받을 순 없죠.”

백윤식의 말 그대로 그는 29일 개봉한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에서 나이를 잊게 만드는 대체불가 매력을 뽐낸다. 백윤식이기에 가능했고, 백윤식의 생생한 숨결이 살아있는 심덕수란 인물이 탄생했다.

‘반드시 잡는다’는 30년 전 미제 연쇄살인사건이 다시 발생하며, 동네를 꿰뚫고 있는 심덕수(백윤식 분)와 전직 형사 박평달(성동일 분)이 힘을 합쳐 범인을 추격하는 영화다. 이 작품에서 백윤식은 꼬장꼬장한 성격을 지닌 열쇠수리공이자 아리동 맨션의 주인 심덕수로 열연했다.





백윤식은 심덕수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며 원작 웹툰인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6·25라는 시대에 나고 자란 심덕수는 젊은 시절 동생과 겪은 일 때문에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 그는 “책(시나리오)에 모든 게 나와있다” 며 “책을 보면 연기 계획이 다 그려진다”고 밝혔다.

“제피가루 작가의 원작 웹툰을 접했는데 원작이 재미있더라고요. 우선 영화란 게 재미있어야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요. 한국 영화에서 손을 대지 않았던 소재라 관심이 갔죠. 그리고 제피가루 작가의 작품 후기도 보면서 캐릭터의 원래 콘셉트도 알게 됐어요. 원래는 심덕수 한 명이 끌고 가는 건데 당시 작가의 원래 콘셉트와 동일한 사건이 터지면서 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됐죠.”



백윤식에 따르면, “심덕수가 주인공이었던 작품에 박평달이라는 인물이 새로 형성돼, 어찌 보면 한 인물이 둘로 분신이 된 것이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원작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연기 설계를 해왔다고 한다.

백윤식은 심덕수 캐릭터를 두고 “현실에 발을 디딘 귀여운 스쿠르지”라고 전했다. 이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수성가하고 꼬장꼬장한 인물”이지만 “그의 철학은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그래서 속이 깊은 인물이다”고 했다.

백윤식 성동일 베테랑 콤비 플레이를 엿볼 수 있는 영화다. 특히, 후반부 범인과 마주한 ‘심덕수’와 ‘박평달’이 빗속에서 범인과 대치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두 배우가 펼친 사투 액션은 <반드시 잡는다>의 역대급 명장면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3일 동안 밤샘 촬영을 강행하는 등 뜨거운 연기 투혼을 벌여 눈길을 끈다.

“이전에는 일당백 하는 액션을 많이 했었죠. 하지만 평범한 소시민인 심덕수는 본능적인 액션을 펼친다. 정신력으로 가는 거죠. 특별히 힘든 건 없었다. 다들 같이 제 몫을 해 낸거니.”



백윤식은 1970년 KBS 공채 탤런트 9기로 정식 데뷔했다. 연기인생 50년을 바라본다. 지금도 그가 허리사이즈 30을 유지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늘 체형이 변하지 않도록 자기 관리에 힘쓴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변함없이 야박했다.

“배우들은 자신의 작품을 볼 때 아주 까다롭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보게 되지 않나. 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끝 없이 창작하고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게 배우의 본능이니까. ”

백윤식은 늘 ‘현재 진행형’ 배우이고 싶다고 했다. “배우 활동은 힘 닳는 데 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라지는 것도 멋있게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다. 잘 사라져야죠. 배우라면 등퇴장도 중요한 것 같은데, 그게 본인 마음대로 되겠어요. 저절로 사라지겠죠. 다만 아름답고 멋있게 등장했으면, 사라지는 것도 그렇게 되길 바랄 뿐이죠.”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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