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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러시아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개인자격 허용? 보이콧? 푸틴의 선택은…

푸틴 측 "IOC 결정 면밀히 검토"

메드베데바 "국기 없이는 불참"

안현수는 "보이콧 안할땐 참가"

‘No Russia, No Games(러시아 없는 올림픽은 올림픽이 아니다)’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러시아는 과연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를 포기하고도 선수들을 평창올림픽에 내보낼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언한 ‘도핑(금지약물 복용)과의 전쟁’으로 러시아는 자국 선수들에게 개인 자격 참가를 허용하느냐, 참가 자체를 보이콧 하느냐의 양자택일 상황에 내몰렸다.

러시아는 올림픽에서의 활약이 곧 국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에 매달려왔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종합 11위에 그치자 조직적인 ‘도핑 작전’을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그 결과 2014 소치 대회에서 1위로 올라섰지만 국제사회의 ‘왕따’로 전락했다. 뉴욕타임스는 “올림픽을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던 러시아가 최악의 스포츠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IOC 집행위원회 연설에서 “국가를 대표하지 못하게 한 조치는 올림픽 운동의 본질에 반한다. 철저하게 모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던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은 막상 IOC의 결정이 발표되자 “IOC가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을 전 종목에 출전할 수 있게 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이 문제를 선수, 코치, 각 종목 협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개인 자격의 러시아 선수들은 국가명과 국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지 못한다. 러시아 약자인 ‘RUS’ 대신 ‘OAR(Olympic Athlete from Russia·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가 새겨진다. 시상대에서는 러시아 국가가 아닌 올림픽 찬가가 사용된다. 지난해 리우 하계올림픽에서 화제를 모았던 난민팀과 비슷한 처지가 되는 것이다. ROC는 12일(현지시간) 회의에서 개인 자격 출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선택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그동안 IOC의 올림픽 참가 금지 움직임에 “미국의 음모”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결정을 접한 뒤 푸틴은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 정부는 이번 IOC의 결정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IOC의 결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IOC는 징계안 마지막 부분에 “ROC와 러시아 선수들이 징계 요구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평창올림픽 폐막식 때 징계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명시했다. 다음 동·하계올림픽에는 정상적인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편 피겨 여자 싱글 최강자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러시아)는 “러시아 국기 없이는 절대로 올림픽에 나가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러시아 여자 장대높이뛰기 전설 옐레나 이신바예바도 “러시아가 빠진 올림픽은 절름발이 올림픽”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 스포츠계와 시민들은 ‘#norussianogames(No Russia, No Games·러시아 없는 올림픽은 올림픽이 아니다)’라는 해시태그를 이용, 소셜미디어에서 IOC에 대한 항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와 반대로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빅토르 안(32·한국명 안현수)은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빅토르 안은 6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만약 러시아 당국이 평창올림픽 보이콧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개인 자격으로 나갈 것이다. 4년을 준비했기에 포기할 수 없는 무대”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보이콧 할 경우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평창올림픽을 바라보고 훈련에 열중한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출전을 허락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 2011년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해 소치올림픽 3관왕에 오른 빅토르 안은 4일부터 러시아 대표팀 동료들과 국내에서 훈련하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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