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바람에 눈도 비도 없는 영하 10~5도의 화창한 날씨. 임장호(46·사진) 평창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상기후팀장이 꼽은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최적의 기상조건’이다.
7일 강릉시 재해기상연구센터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임 팀장은 지난 2015년 8월부터 기상청 파견으로 평창올림픽을 준비해온 ‘원조 올림픽예보관’이다. 읍·면·동 단위 기상 예보가 아닌 종목별·경기장별 올림픽 맞춤 예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의 해발 고도 차이가 850m를 웃도는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는 두 지점의 기상을 동시에 예보할 장비를 갖췄다. 임 팀장은 “평창 지형과 기후 특성을 고려한 상세예보체계를 구축하는 게 평창 기상서비스의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이를 위해 102개 경기종목별 예보 수요를 전부 조사한 뒤 경기장별 예보지점을 정했다. 예보관 32명이 각 지점을 맡아 기상을 예보하고 경기 취소·연기에 관한 기상 의견을 종합상황실에 전달하도록 했다. 임 팀장은 “경기시설에는 평균 1~5개의 기상관측센서와 설면온도계·자동기상관측장비(AWS)를 비치해 기온·습도·강수량·적설량 등을 잰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높아지거나 갑자기 비가 올 때를 대비해 ‘위험기후별 시나리오’도 마련했다. 기상청과 올림픽준비위는 경기 시작 전 1.2~1.5m 두께의 눈을 쌓아두고 기상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눈을 걷어낸다. 모자랄 때는 경기장 근처에 쌓아둔 예비용 눈을 사용한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눈에 소금을 쳐 결빙을 만들 수도 있다. 실제로 날이 따뜻해지는 3월에는 굵기가 다 다른 소금을 경기장 근처 창고에 비치할 예정이다.
임 팀장은 “올림픽 기간 중 악천후가 심해지면 예보관들이 기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각 종목 국제연맹·올림픽조직위·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경기재개 가능 여부를 알린다”고 말했다. 사실상 매 경기 일정과 개최 여부가 예보관 판단에 달린 셈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64일 남겨두고 임 팀장은 혹여 기상서비스에 틈새가 있을까 분주하게 경기장을 오간다. /평창=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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