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은 을 중의 을이에요”
12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과 경비노동자 처우 증언대회’에 참석한 경비원 A씨는 “불편해도 없고 말 한마디 함부로 못 하는 게 우리 신세”라고 토로했다. 그는 경비원들이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밥을 지어 먹어도 참는다고 말했다.
입주자들의 갑질도 심각하다고 경비원들은 말했다. 경비원 B씨는 “‘너무 친절하고 똑똑해서 안 되겠다. 그런 사람은 필요없다’고 퇴직을 권유하더라”고 말했다. 경비원 C씨는 “다른 동 대표와 상의했다는 이유로 해당 자치회장으로부터 ‘너 같은 X은 내 말 한마디면 해고할 수 있다’는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치회장이 근무시간에 자신의 밭에 데려가 풀을 베고 퇴비를 뿌리라고 시킨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광주시 비정규직 지원센터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광주 지역 아파트 단지 1,016곳에 근무하는 경비원 3,745명 중 63.6%인 2,382명이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 고용 형태로 일했다. 이들 중 63.9%가 1년 단위 계약이며, 용역업체가 바뀔 때 고용 승계 비율은 50.8%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감시단속 업무’를 한다고 승인받으면 경비원에게는 근로시간 및 휴일·휴게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24시간 격일제로 한 달 내내 근무해도 월 급여는 150만원 미만에 그쳤다. 지난해 아파트 경비근로자 212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교대 경비 노동자들의 평균 실 수령액은 약 141만원에 불과했다. 정찬호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은 “경비직은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마지막 직장’이라고도 불리는 대표적인 노인 일자리”라며 “경비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노동 인권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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