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문제의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입니다. 이 문제는 금산분리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이 아닌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김상조(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회를 갖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이 같이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을 바꾸고 금산분리 규제를 사전적으로 강하게 한다고 삼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이 그 해결책이고 이미 금융위로부터 여러 차례 보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 당시 적용한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있는데, 이것을 개정한다고 삼성그룹이 가진 지배구조 문제가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을 것이란 게 김 위원장의 시각이다. 또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는 금산분리 규제를 강화하는 것보다 금융 그룹의 자본 건전성을 감독할 수 있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을 도입해 사후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5대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는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각 그룹의 문제점은 그 그룹에서 더 잘 알고 그 해결책도 가지고 있다”며 “그 방법을 실행하는 결정을 빨리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선진국, 시장질서가 정상화된 나라면 기본적 장치를 통해서 변화하고 해당 그룹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변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내년 1월 휴대전화 컬러링을 알 스튜어트의 ‘베르사유 궁전(The Palace of Versailles)’으로 바꾸겠다고 이야기 하며 그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세 달에 한 번씩 컬러링을 바꾸며 본인의 속내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곤 한다. 그는 “이 노래는 프랑스 혁명을 노래하면서 혁명의 덧없음을 이야기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들고 싶은 공정경제는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누적적인 변화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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