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이하 디즈니)가 21세기폭스(이하 폭스)를 인수했다.
디즈니는 14일(현지시각) 폭스의 영화, TV스튜디오, 케이블, 국제TV사업 등 4개 분야의 자산을 매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수 가격은 524억 달러(한화 약 57조 1,000억 원). 다만 137억 달러(14조 9,000억 원)에 이르는 순부채도 떠맡게 됐다.
디즈니는 지난 2009년 마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어벤저스’ ‘닥터 스트레인지’ 등의 판권을 보유했다. 이번 인수로 폭스가 소유하고 있던 마블 히어로 ‘엑스맨’ ‘데드풀’의 판권까지 확보하게 된 것.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TV프로그램 판권과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 케이블 방송 채널 또한 디즈니의 소유가 됐다.
디즈니 최고 경영자인 로버트 아이거는 두 달 전부터 21세기폭스의 인수합병을 논의해왔다. 미국 케이블TV 사업자인 컴캐스트는 디즈니와 경쟁을 벌였으나 전날 포기하면서 디즈니가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2019년 스트리밍 서비스 론칭을 준비 중인 디즈니는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넷플릭스와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디즈니와 폭스의 인수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의 승인 여부가 남아있다. 앞서 미 법무부는 통신사 AT&T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하자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디즈니가 미국의 독과점법을 통과하고 최대의 미디어 강자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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