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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해봤자..." 싸늘한 기부민심…최순실에다 이영학 사건까지 신뢰 잃었다

연말연시 모금액 더디고 고액기부자 신규회원 수도 첫 감소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을 지나치는 사람들/연합뉴스




기부금 모금 비영리단체(NPO) 관계자들은 18일 ‘싸늘한 기부민심’으로 올겨울이 더 춥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부단체인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도 연말연시 범국민 모금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모금 추이를 보여주는 ‘사랑의 온도탑’의 수은주 높이가 예년에 비해 유독 오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내년 1월 31일까지 목표액을 1% 달성하면 1도 오른다. 올해 ‘희망 나눔 캠페인’이 시작된 지 19일째인 이달 14일 기준으로 수은주 높이는 ‘27.9도’를 기록했다. 모금 목표액 3,994억원 중 1,113억원(27.9%)이 모인 것이다. 2015년에는 캠페인 17일째 사랑의 온도가 41.1도를 기록했으며 2014년에는 18일째에 41.5도였다. 올해는 동기간 대비 30%가량 적은 금액이 모인 것이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연말에는 대게 사랑의 온도 50도, 즉 목표액의 50%를 달성했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모금이 몹시 더디다”고 말했다. 작년 9∼10월에도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연말 모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부의 손길이 크게 줄어든 것은 올해 하반기 논란이 됐던 ‘이영학 사건’ 등 일련의 악재가 영향을 미쳤다고 NPO 관계자들은 판단했다. 여중생을 가학적 성행위를 한 뒤 살해한 이영학은 ‘딸의 희소병 치료를 도와달라’며 모금 받은 10억원대 후원금 대부분을 차량 튜닝 등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취약계층 어린이를 돕는 재단에서도 후원을 받는 아동이 정기 후원자에게 20만원 상당의 고가 브랜드 패딩을 보내달라고 요청해 해당 후원자가 도움을 중단했다는 내용이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확산되기도 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기부 감소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NPO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월호 참사나 국정농단 사태 등은 박근혜 정부가 국가 전체를 흔들었던 대형 사건의 여파로 우리 사회 전반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기부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본인이 생각하는 나름의 가치에 따라 하는 행위이므로 밑바탕에 신뢰가 깔려있다”며 “치명적인 ‘도덕적 해이’ 사건들이 이어진 트라우마 때문에 서로 못 믿는 분위기가 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은 “정부, 미디어, NPO, 기부자 등 네 당사자가 각자 책임을 재고하며 다시 신뢰를 다져야 한다”라며 “기부자들도 기부의 가치와 방법을 공부하면서 집을 사듯 꼼꼼히 따져서 기부 대상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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