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검진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불치병’이라는 공식이 점차 깨지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21일 ‘2015년 암 통계’ 자료를 통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암 환자의 상대생존율(암 생존율)이 70.7%라고 밝혔다. 암 생존율은 꾸준히 상승해오고 있는데 7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3~1995년 41.2%에서 1996~2000년 44.0%, 2001~2005년 54.0%, 2006~2010년 65.2%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1~2005년과 비교하면 16.7%포인트나 뛴 것이다. 국민이 기대수명인 82세까지 생존할 때 암에 걸릴 확률은 35.3%로 추정돼 4년 연속 하락했다.
종류별로는 갑상선암의 5년간 생존율이 100.3%로 가장 높아 오히려 암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94.1%), 유방암(92.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간암(33.6%), 폐암(26.7%), 췌장암(10.8%)은 생존율이 매우 낮았다.
2001~2005년에 비해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암으로는 위암, 전립선암, 간암, 폐암이 꼽혔다. 특히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5년 이상 생존율은 미국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국가암검진사업의 대상인 점이 생존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암 생존율은 암 발생자가 교통사고나 심·뇌혈관 질환 등 암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을 보정해 추정한 5년 이상 생존 확률로 일반 인구의 5년 기대 생존율로 나눠 계산한다.
2015년에 새로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1만4,701명으로 집계됐다. 이전 해(21만8,954명)보다 4,253명이 줄었다. 2015년 기준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다. 이어 대장암, 갑상선암, 폐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었다. 특히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은 전년보다 환자 수가 늘었다. 과잉검진 논란이 제기됐던 갑상선암은 이전해보다 6,050명이 줄어 발병 순위 역시 1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높아진 생존율에도 암은 여전히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다. 암으로 인해 환자와 가족이 겪는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도 14조원으로 높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암으로 인한 국민 사회의 부담을 줄이고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폐암을 조기 검진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암 생존자와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후유증과 고통을 줄이기 위해 국립암센터에 암 생존자 지원과를 신설하고 통합지지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라며 “내년에는 시범사업의 효과를 평가해 사업을 확대하고 호스피스 사업 모형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