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열린 다보스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은 유행어처럼 퍼져갔다. 여기다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주목받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대국민 담화를 하기에 이른다. 정의하자면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에 의해서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지금의 급격한 변화”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도 후보들은 앞다퉈 4차 산업혁명의 전략을 발표했고 지금도 하루 몇 건씩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대체 ‘4차 산업혁명’이 뭐길래.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전문가들을 모아 연 원탁토론회에서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정의가 모호한 용어는 사람들이 각자 생각하는 개념을 투영해 이용할 수 있기에 정치적 유행어로 쓰이곤 한다”고 발언했고 김소영 한국과학기술원 정책대학원 원장 등 당시 참석자들은 의견을 보탰다. 이를 계기로 탄생한 이 책의 탄생과정 자체가 ‘4차 산업혁명’의 허상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민을 투영한다. ‘유령’은 실체가 없으나 놀람과 두려움을 주는 존재인 만큼, 책은 제목부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다. 4차 산업혁명 그 자체에 대한 문제점 보다는 관 주도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지적과 함께 “혁명은 기초 후에야 온다. 기초가 혁명이다”라며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점이 경종을 울린다. 1만2,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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