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사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CES 2018’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열린 사전 미디어 행사에서 “오는 2020년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20조원을 투자해 OLED 매출 비중을 현재의 4배인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물량 공세로 포화상태에 다다른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로 고급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부회장은 “대형 TV 시장과 플라스틱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시장에서 얼마나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40%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측은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이 내년 하반기 가동되면 공급 확대와 더불어 가격경쟁력을 더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POLED의 경쟁력 확보는 과제다. 애플은 LCD 사업에서는 LG디스플레이와 손잡아왔지만 OLED가 적용된 아이폰X 등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을 사용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애플이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있지만 POLED 후발주자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한 부회장은 “아직 (애플) 납품 여부는 말씀드릴 수 없다”며 “큰 투자가 필요한 만큼 타이밍에 맞는 투자를 통해 특정 고객 혹은 글로벌을 대상으로 성과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삼성전자가 내세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에 대해서는 “당장 상용화가 어렵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한 부회장은 “마이크로LED가 180인치 수준의 대형 사이즈에서는 메리트가 있지만 상용화 시점은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인병 최고기술책임자(CTO)도 “LED 하나당 1원이라 쳐도 2,500만원 이상 드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소비자가 상상하기 힘든 금액이 될 것”이라며 비판적 의견을 냈다.
/라스베이거스=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