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000달러 내외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한 때 2만달러에 육박, 2년 새 20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세상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다. 2018년에는 4,000~3만달러에서 움직이며 폭·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가상화폐 광풍이 일고 있다. 가상화폐의 종류가 무려 1,000여개에 달한다는 뉴스도 나왔다. 언론의 논조는 대체로 투기성과 불안정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상화폐의 바탕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과 시장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상화폐 분야 일선에서 벤처기업을 이끌고 있는 표철민(34) 체인파트너스 대표로부터 가상화폐 이해에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 두 권의 책을 추천받았다. ‘비즈니스 블록체인(윌리엄 무가야 지음, 한빛미디어 펴냄)’과 ‘비트코인, 블록체인과 금융의 혁신(안드레아스 M. 안토노풀로스 지음,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이다.
표 대표는 중학교 재학 중 회사를 세운 최연소 창업자, 15년 차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로서 위젯 서비스의 대성공으로 한국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리기도 했던 인물이다. 대학교 때 위자드웍스를 만든 후 성공적으로 매각했으며 2009년 미국 비즈니스 위크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젊은 기업가 25인’에 뽑히기도 했다. 2017년에는 우리나라의 첫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인 체인파트너스를 설립해 블록체인·가상화폐와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 블록체인’은 기술로서의 블록체인이나 투자로서의 가상화폐가 아니라 비즈니스로서의 블록체인을 다룬 최초의 책이다. 표 대표는 “저자가 이더리움재단의 공동 설립자로서 보다 실증적으로 구체적인 사례가 담겨 있어 블록체인이 바꿔 갈 세상을 상상해보는 데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코드도 없고 너무 방대한 분량도 아니어서 블록체인 세계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초기에 포춘 500대 기업을 컨설팅했던 커머스넷 캐나다의 창립회장이었던 저자는 가장 정교한 블록체인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 5월 한국어로 번역됐다.
‘비트코인, 블록체인과 금융의 혁신’은 2015년 출간된 블록체인 분야의 고전으로 통하는 책이다. 표 대표는 “내용은 비즈니스 블록체인보다 다소 어렵지만 비트코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간에 거래를 중개하는 은행이나 정부 없이 P2P로 사용자끼리 가치를 주고받을 수 있는 비트코인의 기본 개념을 충실히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너무 어려운 내용은 넘겨가며 보는 것을 추천했다.
표 대표는 블록체인의 미래와 관련,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인터넷이 세상에 미친 영향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크게 세상을 바꿀지도 모르는 기술”이라고 전망했다./오현환기자 hh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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