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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어지럼증, 예방약 3개월 먹으면 강도 절반 ↓

9개 대학병원 공동연구서 확인





편두통이 있는 40대 여성 A씨는 두통이 찾아올 때마다 어지럼증·멀미 증상이 동반돼 외출은 물론 집안일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매일 편두통 예방약을 먹기 시작한 지 1개월이 지나자 동반 증세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하더니 3개월이 지나자 두통의 강도와 어지럼증이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A씨처럼 편두통 예방치료가 두통은 물론 환자의 절반가량에서 동반되는 어지럼증·멀미 증상까지 완화한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확인됐다. 김지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부산대·전남대·전북대·울산대·을지대·충남대병원 등 9개 대학병원의 어지럼증 전문의와 공동연구를 한 결과다.

예방치료는 두통 발작의 빈도가 잦은 경우 편두통의 빈도·강도를 50% 이상 줄이기 위해 매일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을 말한다.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발생하려고 할 때 최대한 빨리 약을 복용해 두통과 동반 증상들을 경감시키는 급성기 치료와 다른 개념이다. 발작 전 전구증상이 나타나거나 두통 발작 초기에 약을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총 13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편두통 예방약으로 흔히 쓰이는 네 종류의 약 중에서 1개 이상을 3개월 이상 먹도록 한 뒤 경과를 관찰했다. 4종의 약은 △심혈관계 약물인 베타차단제(프로프라놀롤)와 칼슘길항제(플루나리진) △항우울제(아미트립틸린·벤라팍신) △항경련제(토피라메이트·디발프로엑스)다. 예방약은 일반적으로 불안(베타차단제), 우울(항우울제), 고혈압(칼슘길항제) 등 동반 증상에 따라 적절한 것을 선택하며 흔히 2~3가지를 함께 쓴다.

예방치료 1개월 뒤부터 어지럼증 등 증상은 유의한 수준으로 개선됐고 3개월 뒤에는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두통 강도는 예방약물 투약 전 6.9점에서 3개월 뒤 3.3점으로 낮아졌다. 어지럼증(19.1→8.2점), 어지럼증으로 인한 불편 정도(39.4→15.8점), 어지럼증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15.3→9.7점), 멀미 증상(6.9→2.9점)도 상당히 완화됐다

김지수 교수는 “1년에 한두 번 정도로 편두통 발작 빈도가 낮다면 평상시 예방약물을 복용하는 것보다 발작이 있을 때만 급성기 약물치료를 받는 게 낫다”며 “반면 편두통 발작이 월 2~3차례 이상 일어나면 꾸준한 예방약물 복용으로 두통의 빈도·강도·지속시간을 줄여나가고 어지럼증·멀미 등 동반증상을 완화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예방치료는 언제까지 하는 게 좋을까. 김 교수는 “예방약은 편두통이 없어진 후에도 3개월 이상 복용해야 약을 끊은 뒤 재발을 줄일 수 있으며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도 많다. 약을 끊으면 50%가량은 편두통이 재발하며 빈도·정도에 따라 예방치료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편두통은 연간 50만명 이상이 진료를 받는 꽤 흔한 질환이다. 환자 10명 중 7명은 여성이다. 심장이 뛰듯 욱신거리는 박동성 통증이 주로 머리의 한쪽에서 일어나는데 뇌 주변 혈관 및 신경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두통의 일종이다. 두통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약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는 어지럼증 및 멀미 증상이 동반돼 구역이나 구토를 유발하고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기도 하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를 찾는 환자의 40~50%는 이석증과 심리적 어지럼증이 원인이고 뇌질환(중추성 어지럼증), 편두통, 메니에르병 등도 각각 10%쯤 된다.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 중에도 혹시 넘어질까 불안해하는 환자는 초기에 진단·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어지럼증으로 악화하기 쉽다. 심리적 어지럼증이 지속되면 어지러울 때 활성화되는 뇌 회로가 만성적으로 활성화되고 해당 뇌 부위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는 경우도 많다.

김 교수는 “심리적(심인성) 어지럼증 환자는 어지럼증의 이유를 설명해주면 마음이 편안해져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며 “만성 어지럼증 환자는 우울증이 없어도 세로토닌계 항우울증 약을 쓰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증상이나 우울증이 심한 경우에는 6개월 이상 심리·약물·인지행동 치료를 받으면 10명 중 7명은 증상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뇌·청력에 문제가 있거나 이명 증상이 생겼다면 편두통성 어지럼증이 아닐 가능성이 크므로 어지럼증 전문의로부터 진찰과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빨리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가볍게 생각해 방치하면 만성질환으로 악화된다”며 “지속적인 어지럼증은 몸에서 보내는 이상 신호이므로 원인질환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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