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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관세 수위…삼성·LG, 美 세이프가드에 '충격'

예상보다 빠른 발표·높아진 강도에 '당혹'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결정을 내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계는 예상보다 빠른 결정 시점과 높아진 관세 수위에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결정한 데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관련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초 내달 초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발표 시점이 예상보다 빠른데다 관세 부과 수위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면서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이 미국 소비자와 노동자에게 손실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3일 자체 뉴스룸에 올린 영문 발표문을 통해 “세탁기 구입을 원하는 모든 소비자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이로써 모든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선택은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되고, 지역경제 및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 이번 결과를 예고한 셈”이라면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우려하던 대로 결론이 난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은 혁신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자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품 관세 부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정부와 함께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의 대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연간 약 3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번 고율 관세 부과로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회사가 각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와 테네시주에 현지 가전 공장을 계획보다 빨리 가동하기로 했으나 ‘풀가동’까지는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현지 공장이 가동돼도 이곳에서 연간 수출물량을 모두 커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현지 시장에서 일정 부분 경쟁력이 훼손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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