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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싱크탱크 제언] 한국 국방전략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노 훈 한국국방연구원장

북핵 대비 3축체계 조기 구축

4차혁명 걸맞은 군사능력 증진

軍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높여

전쟁 억제·남북 대화 뒷받침해야





지난해 하반기 한 치 앞을 모르게 긴장감이 돌던 한반도 안보 정세가 새해 들어 급반전했다. 평창올림픽이 매개가 돼 남북 간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번 대화가 북한의 미사일과 핵 개발로 조성된 한반도의 경색 국면을 일단 완화하고 나아가 북한 핵 문제 자체의 해결에도 영향을 주게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래된 북핵 문제 해결에는 앞으로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음을 예상하기도 한다. 이러한 난관의 돌파는 외교·정보·국방·경제·문화 등이 조율된 정교한 전략을 필요로 하지만 그중 국방전략이 가져야 할 당면 목표는 향후 많은 난관에 내재돼 있는 전쟁 요인을 억제하고 또 평화적인 대화 국면의 지속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이나 수단은 우리의 현존 군사력을 기반으로 한 튼튼한 국방태세 유지와 함께 북한의 군사 능력을 압도할 수 있는 한미 연합 능력의 공고함이다. 이는 현재 잘 작동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내다보면 한미 연합 능력과 우리의 현존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전쟁 억제는 북한 핵 위협 강도의 증가에 따라, 또 국내적 여건에 따라 현재와 달리 제한받을 소지가 있다. 바로 여기에 우리 국방전략의 지향점이 놓여야 하는데 국방 차원의 전쟁 억제는 유사시 실행적인 계획과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에 따라 첫째, 북한 핵의 실전적 배치에 대비한 우리 군의 대처 능력 제약의 해결이 요구된다. 북한이 만일 실전 배치한 핵무기를 도발 수단으로 사용하면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감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미국 측의 관련된 상시 전개전력과 순환 배치전력에 더해 우리 전력이 합세할 경우에는 해당 위협이 제거될 수 있도록 우리 군의 능력을 갖추고 이를 현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3축체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북한 핵 위협 대비 능력이 바로 그것으로 이를 조기에 구축하면서 평시 한미 연합체제와 연계해 주도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사회의 저출산 추세에 따른 국가적인 병력 공급 여력의 하향화는 현존 군사력의 유지와 발전에 주요한 저해 요인이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의 대규모 병력은 향후 과학기술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민간 과학기술이나 군사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전쟁의 양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근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정보화·지능화 등 민간 기술혁신과 첨단기동장비, 유도무기, 사이버 무기, 우주 장비 등 군사 과학기술의 진전 속도에 부합하도록 새로운 작전 개념과 군구조의 발전을 지향해야 한다. 셋째, 국가의 병력 공급 제한과 급상승하는 무기체계 획득 유지 비용 등으로 인한 향후의 인력·재원, 그리고 시간의 제약을 감안해 군사력 증진에 보다 다양한 접근을 추구해야 한다. 그간 군사 능력 증진은 군 자체 능력과 그중에서도 군의 첨단 무기체계 도입이나 국방 분야의 연구개발(R&D) 등 한정된 범위에만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어 왔다. 하지만 제한된 자원과 시간의 제약 등으로 이러한 접근 방법으로는 앞으로 큰 성과를 나타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무기체계 외에 교리·훈련 등 군의 연성 군사력은 물론이고 국가 수준에서 폭넓게 인적·물적 자원, R&D 능력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을 보다 심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추진해야 한다. 군사력의 첨단 과학기술 활용도가 높아지고 전문성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국방 영역은 폐쇄적이 되고 국민과 유리되기 쉽다. 하지만 전쟁은 국민의 단합된 지지가 있어야만 승리하는 것이고 전쟁 억제 능력을 높이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고 방위사업의 투명성 증대, 보다 효율적인 국방자원 관리, 그리고 사회 발전과 병행하는 병영문화 조성 등이 그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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