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면(51)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이 30일 관사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기도했다.
김천지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정 지청장이 출근하지 않아 아파트인 관사를 찾은 김천지청 직원이 쓰러진 정 지청장을 발견하고 119구급대를 불러 병원으로 옮겼다. 아파트 한 주민은 “오전 9시 30분께 119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싣고 갔다”고 말했다.
지청 관계자와 병원에 따르면 정 지청장은 번개탄을 피워 유독가스를 마시는 바람에 호흡이 어려운 상태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김천지청 관계자는 “지청장이 어젯밤 술을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 정 지청장을 잘 아는 한 법조인은 “그는 평소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한다. 김천 지청장으로 부임한 뒤에도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가 일부러 술을 많이 마시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 지청장은 호흡이 어려워 김천 제일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오후에 혈압이 안정을 되찾고 의식도 일부 돌아와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병원 의료진은 정 지청장의 몸 상태는 좋지 않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6일자 인사에서 대구고검 평검사로 발령된 뒤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8월 김천지청장으로 발령 나고 5개월만에 받은 좌천성 인사명령이다. 또한 최근 감찰조사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고 전해진다.
대구 덕원고·고려대 법대 출신인 정 지청장은 2008년 3∼8월 청와대 민정2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근무를 한 바 있다. 이어 대전지검·대구지검 공안부장, 법무부 법무과장·법무심의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부산지검 형사1부장 등을 역임했다. 정 지청장은 대구고검으로 발령 나 다음달 2일 이임식을 할 예정이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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