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중간 가격이 7억원을 돌파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포함한 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에 다가섰다. 중간 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으로 평균가격과 다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결과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월에는 한강 이남 11개구의 중위가격이 9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지역 아파트 절반 이상이 시세 9억원 이상인 고가 주택의 대열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에 따르면 1월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2월보다 3.5% 상승한 8억9,683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북 14개구의 중위가격은 4억7,969만원으로 같은 기간 1.65% 오르는 데 그쳤다. 강남과 강북의 집 값 양극화 현상이 드러난 결과로 평가된다.
강남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에 힘입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의 상승세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500만원으로 처음 7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009년 7월 처음 5억원을 넘어선 후 지난해 4월 6억원으로 오르기까지 9년이 걸렸지만 이번에 다시 1억원이 더 오르는 데에는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만 최근 정부가 재건축 연한 연장 가능성을 내비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 따른 예상 부담금을 공개하는 등 재건축아파트 단지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자 매수 심리는 다소 꺾이는 분위기다. 최근 강남의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지만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부동산114는 이번주(1월27일~2월1일) 서울 아파트값이 0.54% 올라 지난주(1월20~25일)의 0.43%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주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31%로 2주 연속 상승 폭이 둔화됐다는 조사 결과와는 다른 내용이다. 한국감정원과 부동산114는 조사 대상 아파트와 조사방식, 통계산출 방법 등이 서로 달라 시세 조사 결과에도 차이가 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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