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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상 시국에 유럽으로 외유 떠난 전남 지방의원들

9박10일 중 대부분이 관광지…의장 1인당 480만원 들여

지난달에만 세차례 일본·중국 방문하기도

전국 축산농가와 지자체 공무원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전라남도 지방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축산농가와 지자체 공무원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전라남도 지방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2일 전남 시·군의회 의장회에 따르면 의장회 연수단 30명은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4일까지 9박10일간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돌아볼 일정이다. 12개 의회 의장이 각각 공무원 1명씩을 대동했고, 2곳에서는 의장을 대신해 의원이, 1곳에서는 공무원이 참여했다. 전라남도 22개 시·군 가운데 7곳만 불참했다. 의장회에 따르면 이러한 연수의 취지는 유럽 지역 선진 의회를 벤치마킹하고 국제적인 안목을 키워 의정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일정은 이런 취지가 무색할 정도였다. 공식 일정은 런던·파리·루체른·로마 등 지방 의회 방문을 빼고는 여행사 패키지 관광이나 다름없었다. 이들의 행선지에는 버킹엄 궁전, 에펠탑, 개선문, 융프라우, 두오모 성당, 폼페이, 바티칸, 트레비 분수 등 열거하기에도 벅찰 만큼 유명한 관광지가 빼곡하다. 여행사측은 융프라우 정상의 만년설 감상을 위해 ‘방한복과 선글라스는 필수’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숙소는 지역별 4성급 호텔을 기준으로 했으며, 의장 1인당 480만7,000원, 동반 공무원 1인당 422만2,000원이 예산으로 책정됐다.



전남 기초의회 의장회의 이러한 행태는 올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운영의원회, 기획행정위원회, 의장단각각 총 세차례 3박4일 일본·중국 해외 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도 이들은 10박12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순회했는데, 그 밖에 2017년 한해동안 다녀온 연수지역만 해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발리, 미국 하와이,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등 ‘세계 일주’ 수준이었다.

지방의회 임기를 5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연수를 떠나는 데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연수에 불참한 한 기초의회 의장은 “의장회로 의장 1인당 연간 4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된다”며 “연수 성격이나 내용을 차치하고 다음 임기 의장들을 위해 200만원은 남겨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남 한 지자체 공무원도 “이번 겨울 전국 농가 AI 16건 중 11건이 전남에서 발생했다”며 “축산 업무 담당뿐 아니라 모든 공무원이 방역 초소에서 밤샘근무를 하면서도 다른 지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에 외유에만 열중하는 지방의원들이 집행부를 감시할 자격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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