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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티' 첫방] "앵커 연기 끝판왕"..김남주, 6년 만에 인생캐 경신

화려한 귀환이다. 6년 만에 돌아온 김남주가 완벽한 앵커로 변신했다. 60분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전개 가운데서 그의 카리스마 있는 열연이 돋보였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 1회에서는 대한민국 최고 앵커 고혜란의 삶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고혜란(김남주 분)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7년째 맡고 있는 앵커 자리에서도 내려와야 할 위기에 처했다.

/사진=JTBC




이야기는 자동차 사고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올해의 언론인상 시상식에 참석한 고혜란은 지난해 수상자로서 시상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올해 주인공은 자신이 아니라 후배 기자 한지원(진기주 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던 고혜란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그제야 안도했다.

한지원은 고혜란에게 꽃다발을 주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두 사람은 남들 앞에서는 훈훈한 선후배인척 사이를 유지하다가도 둘만 남았을 때는 신경전을 벌였다. 한지원은 “선배님이 너무 출중하셔서 저 같은 후배에게는 기회가 안 온다”고 말했고, 고혜란은 이에 “조금 더 열심히, 조금 더 오래 해야겠다”고 받아친 것.

고혜란의 불안은 현실이 됐다. 보도국 국장 장규석(이경영 분)은 고혜란이 7년째 진행하고 있는 ‘뉴스나인’의 앵커 자리를 한지원에게 넘겨주고 새 교양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라고 지시했다. 고혜란은 “동시간대 1위, 신뢰도 1위, 전부 다 제가 만들어낸 거 아시지 않나”라고 반박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국장은 회의에서 한지원에게 ‘뉴스나인’의 앵커 자리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고혜란은 승부수를 던졌다. 베일에 싸인 골프 영웅 케빈 리의 단독 인터뷰를 가져오겠다고 한 것. 케빈 리에 대해서 아는 것도, 인맥도 없지만 자신의 자리를 내놓을 수 없다는 일념에 던진 말이었다. 국장은 “안방마님 고혜란 이름값 제대로 해봐”라며 마지막 기회를 줬다.

가까스로 앵커 자리는 연장됐지만 여전히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선배들은 고혜란에게 “발악한다”면서 성희롱에 가까운 시비를 걸었고, 부부모임에서 만난 아내들은 “저 정도 자리 올라가려면 독해야 한다. 나는 남편과 가정이 우선이다”라며 고혜란의 능력과 열정을 폄하 했다. 한지원 역시 사사건건 고혜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국장과 팀장, 선후배 등 직장에서 내내 공격을 받던 고혜란은 가정에서도 편히 쉬지 못했다. 매달 시어머니가 찾아와 임신에 대한 압박감을 안겼다. 국선 변호사인 남편 강태욱(지진희 분)과의 사이도 남보다 못한 상황이었다. 강태욱은 고혜란에게 “뱃속에 있는 아이를 단호하게 버렸다”며 “너한테 바라는 것 없으니 나에게도 바라지 마라”고 차가운 태도를 일관했다.

고혜란은 케빈 리가 한국에 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나가려던 차에 강태욱에게서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고민하던 고혜란은 공항으로 가는 것을 택했고 강태욱은 “대체 바닥이 어디냐”며 실망스러워했다. 결국 어머니의 임종을 보지 못한 고혜란은 공항에서 우연히 케빈 리와 마주쳤다. 정체를 알 수 없던 케빈 리는 고혜란의 옛 연인이자 학창시절 친구의 남편이었다. 동시에 고혜란을 살인 용의자로 만든 사고 피해자였다.



/사진=JTBC


‘미스티’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과 그녀의 변호인이 된 남편 강태욱, 그들이 믿었던 사랑의 민낯을 그린 멜로드라마.

‘격정 멜로’를 예고한 만큼 이날 방송은 19세 관람 불가로 판정이 됐다. 고혜란의 회상 속 애인과 스킨십의 수위와 노출이 다른 드라마와 비교할 때 높은 편이기는 했다. 그러나 단순히 멜로 안에 가두기에는 고혜란의 일에 대한 욕망과 이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 간의 관계가 더욱 쫄깃하게 펼쳐졌다.

여기자로서 앞서 입사한 남기자 선배를 누르고 앵커 자리에 오기까지 고혜란은 수많은 적을 만들었다. 아이도 포기하며 가정까지 등져야했다. 그렇게 지킨 자리를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어린 후배에게 내줘야 하는 고혜란의 상황은 자연스레 그에게 공감하고 동정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공격을 받을 때마다 가만있지 않고 받아치는 모습으로 쾌감을 자아내기도.

김남주는 그런 고혜란을 더할 나위 없이 표현했다. 앵커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노력했다는 그의 말은 연기력으로 입증됐다. 여전히 세련된 외모도 그랬지만 목소리 톤이나 눈빛은 현실의 앵커와 같았다. 7년째 메인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6년 전 ‘넝쿨째 굴러온 당신’ 속 차윤희를 이을 인생캐릭터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작품 자체의 흡인력 있는 전개도 돋보였다. 고혜란과 남편 강태욱, 후배 한지원, 전 애인 케빈 리를 비롯해 방송국 직원들의 캐릭터가 1회부터 명확히 설명됐다. 실제 뉴스를 보는 듯 몰입도 넘치는 연출력에 사고사, 불륜 등 서사적 장치가 추가되면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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