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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여도’ 송승현, “행복하고 건강하게...다시 할 수 있음에 감사해”

밴드 FT아일랜드의 멤버 송승현은 이야기하는 것에 거침이 없었다. 대답 속도는 빨랐고, 얼굴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행복감이 가득했다.

“재미있는 이야기 할 때면 목소리가 빨라진다”고 말하는 그는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관객이 웃고 울 수 있고, 또 제가 웃고 울 수 있는 연기를 다시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공연을 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진=FNC




최근 연극 ‘여도’가 공연 중인 한전아트센터에서 만난 송승현은 좋아하는 배우부터, 흥미롭게 본 영화 ‘남한산성’ 이야기, ‘잭 더 리퍼’ ‘삼총사’ ‘썸머스노우’ 등 뮤지컬 3작품을 통해 배운 무대 경험을 진실되게 이야기했다.

2016년 웹드라마 ‘수사관 앨리스2’로 활동하긴 했지만, 송승현의 무대 복귀는 4년만이다. 그 사이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오죽하면 연기하는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카메라로 날 찍어 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연기가 하고 싶었다. 이번엔 뮤지컬도 아닌 연극에 도전하게 됐다. 대사로 승부해야 해서 더 긴장도 많이 되지만 연기에 대해 배우고 싶었다. 연극으로 더 탄탄해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2012년 뮤지컬 ‘잭더리퍼’로 스무살 초반에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송승현은 엄기준, 안재욱과 같은 ‘다니엘’ 역을 맡았다. 왕용범 연출에게 많은 것을 배웠던 현장이었다. 14시간씩 연습하면서 “사람이 연기하면서 죽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한 현장이었을 정도.

“제 나이 또래가 할 역할이 아니었지만 도전하고 싶었어요. 이러다 내가 쓰러질 수도 있겠구나란 걸 깨닫기도 했다. 연기란 게 열정 만으로 되는 게 아니란 걸 확실히 알았다. 형들 세대를 초월해서 연기를 하려면 연기적인 능력 외에도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 그는 일본에서 뮤지컬 ‘썸머스노우’(Summer Snow)로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만났다. “사람 남새 나는 작품”이라고 소개한 그는 “일본 드라마 원작인데 일상 연기를 할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당시 ‘썸머스노우’를 같이 했던 배우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그는 “배우란 게 참 외로운 직업이구나. 무엇보다 마음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2014년 뮤지컬 ‘삼총사’ 속 달타냥을 만난 이후, 그는 좀 더 연기에 대한 부담을 덜어놓을 수 있게 됐다. “힘이 넘치고 검술도 하는 역이었는데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연기란 게 항상 무거운 옷만 있는 게 아니구나. 배우로서 자기 옷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저 잘했어요.(웃음)어떤 블로거 분이 FT아일랜드인지 몰랐다고 하셨어요. 그 순간 만큼은 아이돌로 안 봤다고 하니까 저도 기뻤어요. ‘삼총사’를 한 뒤로 팬층이 생겼어요. 열심히 한 보람이 있구나 생각했죠.”

/사진=조은정 기자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망은 그를 자극한다. 사극에 도전한 이유 역시 같은 이유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중극장 무대를 책임지는 타이틀 롤을 맡는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그는 “깨져도 즐겁게, 넘어져도 웃는다”며 열정을 붙태웠다.

“‘여도’를 하면서 연기라는 것을 다시 배운 것 같다. 기본적으로 연기자가 가져야 할 화술, 디테일, 호흡 변화. 상황에 대한 인지 등 기초적인 걸 배웠어요. 하면 할수록 연기란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캐릭터든 작품이든 관객이 좋으면 맞는것이다란 생각도 들었다. 이성이 광증을 어떻게 표현하든 잘 어울리고 그게 설득이 되면 맞는거다. ”

어렸을 때 꿈이 영화배우라고 밝힌 송승현은 기회가 되면 단편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이루고 싶은 배우의 꿈은 ‘누가 봐도 연기의 흠을 캐치 해 낼 수 없는 배우’로 성장하는 것. 이병헌의 연기를 보고 반한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밝은 빛이 반짝였다.

“‘남한산성’에서 모든 걸 잊게 만드는 연기를 보고,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시선을 빼앗는 게 아닌 그냥 모든 걸 잊게 만드는 연기 아니었나. 너무 잘하면 ‘미쳤다’란 표현을 쓰지 않나. 제가 이런 말 잘 안하는데 ‘너무 잘한다’ 이 말 밖에 안 나왔다. 무엇보다 매번 작품마다 변하는 게 좋았다. 톤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역할마다 확 바꿀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더라. 전 아직 신생아 수준이다. 하하.“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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