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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총선 한 달 앞 난민 겨냥 총격에 듫끓는 정치권

"난민 포용 정책이 문제" vs

"극우 정당 선동에 책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총선 한 달 전에 발생한 흑인·난민 겨냥 총격 사건으로 이탈리아 정치권이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난민 반대 정당들은 집권 민주당 정부가 난민 포용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 등 중도좌파 진영은 극우정당이 난민에 대한 증오를 부추겼다며 반박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파 진영을 이끌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5일(현지시간) “60만명의 난민은 폭발 위험을 안고 있는 사회적 폭탄”이라고 주장하며, 난민 대량 유입을 막지 못한 집권 민주당을 비판했다.

지난 3일 이탈리아 중부 소도시 마체라타에서 현지 청년 루카 트라이니(28)가 홀로 차를 타고 시내를 돌다가 흑인이 보이면 총구를 겨눠 아프리카인 6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트라이니는 마체라타에서 지난 주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18세 이탈리아 소녀 파멜라 마스트로피에트로를 살해한 용의자로 나이지리아 출신 난민이 지목되자, 이에 대한 복수로 흑인만을 조준해 사격을 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집권 민주당 대표인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난민을 사회적 폭탄이라고 말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게 각을 세웠다. 렌치 전 총리는 “이탈리아로의 난민 유입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2003년 체결된 더블린 조약, 나머지 하나는 리비아 내전”이라며 “두 가지 모두 베를루스코니가 총리이던 시절 이뤄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정치권은 이번 총격 사건이 총선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범인이 극우 동맹당 당원으로 확인됨에 따라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일각에서 일고 있고, 이탈리아가 총격 사건이 극히 드문 나라라는 점에서 극우파가 저지른 이번 사건이 극우정당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반면, 이번 일이 이탈리아가 직면한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선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실제 투표에서는 반난민 정당이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탈리아에는 2014년 이래 60만명이 넘는 아프리카, 중동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 입국했으며, 이 중 현재 20만명이 난민센터 등에 머물며 망명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 총선이 실시된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난민 문제가 이탈리아가 맞닥뜨린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라는 응답은 조사 대상의 4%로 미미했으나, 작년 조사에서는 이 같은 수치가 36%로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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