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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ory]외국계 공세에 잠식 당하는 회계법인

● 흔들리는 전문직종

0716A02 회계법인 별 업무적 제휴 협약




국내 회계시장이 해외 합작사인 빅4로 쏠리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들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6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국내에는 약 175개의 회계법인이 있고 등록 공인회계사가 1만9,800명이다. 이 가운데 4대 회계법인에 속한 인원은 5,150명으로 26%에 달한다. 대형 회계법인은 크게 삼일PwC·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을 지칭한다.

빅4 회계법인이 시장을 독식할 수 있었던 데는 글로벌 파트너사의 영향이 컸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973년에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의 전신인 쿠퍼스앤드라이브랜드(Coopers & Lybrand)의 멤버펌으로 가입했다. 한영회계법인은 1985년에, 삼정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도 각각 2001년, 2002년에 외국계 회계법인과 손잡으며 덩치를 키웠다. 4곳의 회계법인은 현지 회계법인과 제휴를 통해 투자 지원금을 받거나 노하우를 공유, 해외 멤버펌들과 합작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한다. 해외 유수한 인력들과 대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다 보니 중소형 회계법인들은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한 시장 구도가 형성됐다.

회계사 26% 해외합작 빅4 소속

글로벌 파트너사 전폭적 지지에

중소형 법인 사실상 설자리 잃어

감사인지정제땐 간극 더 커질듯



여기에 금융당국이 오는 2020년부터 ‘감사인지정제’를 시행할 경우 대형 회계법인과 중소형 회계법인의 간극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외부감사 대상 기업에 9년 중 3년간 금융당국이 지정한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회계품질 제고를 위한 개혁 방안을 내놓았다. 회계법인별로 등급을 나누는 감사인등급제를 도입해 당국이 외감 기업이 희망할 경우 상위 등급이나 글로벌 법인 제휴 감사인 중 감사인을 지정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상장사 감사인등록제도 시행될 방침이다. 회계법인이 상장사 감사인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등록 공인회계사 40명 이상 △소속 회계사 5% 이상을 감사품질관리에 투입 △통합관리법인 형태로 운영 등 세부 요건이 필요하다.



당장 감사인등록제가 시행될 경우 140여개에 달하는 회계법인들은 상장사의 외부감사를 맡을 수 없다. 금융당국은 회계법인의 대형화를 유도하기 위해 중소 회계법인 간 합병도 지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며 이현회계법인과 서일회계법인이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합병을 진행 중이고 대성삼경회계법인·신한회계법인도 미래회계법인의 흡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역시도 일정 규모 이상이 되는 일부 중견 회계법인에만 해당하는 경우라며 부정적인 의견이 커지고 있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유한회사의 분할 규정 등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지 못한 터라 회계법인들의 M&A가 어렵다”며 “중소형 회계법인들은 감사 업무를 더 이상 맡지 못해 비감사 업무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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