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혁명은 사회혁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전 세계 사회는 향후 30년을 맞을 준비가 아직 안 됐습니다. 저는 이 혁명을 찬양하지만 동시에 우려하기도 합니다. 이 30년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보낼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7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에 참석한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대담을 통해 전 세계 기업과 개개인이 어떻게 미래를 맞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마 회장은 미래사회의 핵심요소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꼽았다. 특히 여성들과 젊은 사람들을 위한 고용 및 정책은 미래사회 기업에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6만5,000명의 알리바바 직원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알리바바는 젊은 사람들과 여성들에게 어떻게 성공을 안겨줄까 고민했다”며 “이들이 파산하면 비즈니스도 성공할 수 없다. 반대로 이들이 성공하면 우리도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경우 직원 49%, 고위경영진 37%가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완벽하고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여성을 50% 채용해야 하고 남성과 여성이 같이 일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미래사회는 근력이 아닌 지혜의 싸움이고 돌봄의 경쟁이다. 더 많은 여성의 고용은 사용자 친화적이며 고객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마법의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소의 지론을 역설했다.
이날 마 회장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앞으로 30년간 기술의 발전은 멈출 수 없는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기술혁명 이후엔 직·간접적인 세계대전이 이어졌다”면서 “이번 혁명으로 인한 3차 세계대전은 빈곤·질병·환경과의 싸움이 된다. 기술을 이용해 다른 이들을 포용하고 모든 사람에게 힘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로봇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위협에 대해서는 “우려할 것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AI가 인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반 전 총장의 질문에 대해 “AI는 어떤 경우에도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며 “너무나 똑똑하고 지혜로운 인간이 기계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구글 알파고가 바둑으로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은 마치 자동차가 사람보다 빨리 달리는 것과 같다”며 “지식으로만 경쟁하면 기계가 이기겠지만 세상은 똑똑함보다 지혜와 마음, 감성으로 경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공하고 싶다면 EQ를 높이고 지고 싶다면 IQ를 높여라. 존경받고 계속해서 이기고 싶다면 사랑의 지수를 뜻하는 LQ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학자들 간 유대도 강조했다. 마 회장은 “학자들은 옳은 방법으로 길을 인도하고 기업은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많은 기업이 자선가의 마음을 가지고 자선행위를 하는데 이와 반대로 자선을 하더라도 기업가 정신을 갖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가 정신이 없으면 1원짜리 물건도 10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미래사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과 반기문 세계시민센터 주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저명 인사들이 모여 세계평화·안보·개발에 대한 사안을 논의한다. 둘째날인 8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반 전 총장이 ‘상호 번영을 위한 강한 재단 설립’이라는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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